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북한에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거듭 촉구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재외공관장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기대되는 대화를 시작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미국인들과 역내 동맹을 위협하는 핵무기를 폐기하기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의 이날 발언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차 미북정상회담 세부사항 조율을 위해 17일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왔다. 미북협상이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와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둘러싸고 교착국면으로 이어지면서 2차 미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의 고위급 회담 개최를 앞두고 북한 비핵화를 거듭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펜스 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직면한 불량국가 집단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다만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칭하고 쿠바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을 독재국가로 묘사한 것과 달리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다. 특히 북한인권을 거론하며 북한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식 ‘친서외교’ 등을 통해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강조하는 한편으로 펜스 부통령을 내세워 내북 압박성 메시지를 동시에 보내며 강온 투트랙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영철은 17일 저녁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2차 미북정상회담 세부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서 워싱턴을 향해 출발한다.

외신들은 김영철이 김정은의 친서를 갖고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여전히 침묵을 이어가며 극도로 신중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김영철은 17일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은 뒤 이튿날인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그가 가져올 김정은의 친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철은 중국 현지시각으로 17일 오후 6시 25분 베이징을 떠나 워싱턴DC로 가는 유나이티드 항공 UA808편의 예약을 완료한 상태다.

이 일정대로라면 김영철의 워싱턴 행 비행기 탑승이 불과 몇 시간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지만 미 국무부는 16일까지도 김영철의 방미 및 미북 고위급회담 개최 일정 등에 대해 “발표할 회담이나 여행(출장)이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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