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정상회담 이후에도 北 기독교 탄압 여전"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 오픈도어스가 북한을 18년 연속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로 지목했다.

오픈도어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2019 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World Watch List)’을 발표하면서 기독교인 박해 실태에 대한 조사대상 50개국 가운데 북한이 18년 연속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라고 밝혔다.  

특히 오픈도어스는 지난해 북한을 둘러싼 외교적 해빙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북한주민들의 종교 자유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동계올림픽과 6.12 미북 정상회담 등 북한과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적인 노력이 북한 내 기독교인들에 대한 압박과 폭력 감소로 이어지길 희망했지만 오히려 현재 북한 내 기독교인들이 더 많은 박해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에 있는 한국인과 조선족 기독교인 및 선교사에 대한 체포와 납치가 오히려 더 많아지고 중국 당국에 의해 추방된 한국 선교사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정부에 의해 강제 북송된 탈북자들에 대한 북한정부의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지고 북중 국경 단속도 한층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기독교가 전파되는 모든 경로를 제거하려는 북한정권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졌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커리 오픈도어스 미국지부 회장은 “국가가 권위주의를 이용해 개인의 자유를 국가 또는 독재자에게 종속시키는 사례들이 많아졌다”며 “특히 북한은 기독교 신자들을 심하게 박해하면서 주민들을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독교 신자라는 의심이 들면 이웃을 신고해 체포되게 만드는 구식의 공산주의 술책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커리 회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모든 종교 단체들이 차별 없이 동등한 신앙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단지 성경을 갖고 있거나 신앙에 대해 자유롭게 만나 이야기를 했다는 이유로 주민 6만여 명이 정치범으로 몰려 강제노동 수용소에 갇히고 있으며 현재 북한에는 예수를 따르는 북한주민들에 대한 개선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여성에 대한 종교 탄압 피해 실태를 다루는 오픈도어스 스페셜리스트 헬렌 피셔는 인권을 탄압하고 유린하는 북한에선 여성 기독교 신자에 대한 박해가 성폭력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북한에서는 여성이 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고 성폭력까지 당하는 점이 다른 나라들과 구별된다는 설명이었다.

한편 이 보고서는 현재 북한주민들이 부패, 약탈, 사회적 불안정뿐만 아니라 심각한 기아와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으며 오염된 물과 열악 위생환경으로 인해 콜레라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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