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유튜브' 인기 따라가려는 정치계, 보좌진에 '단기 성과' 요구에..."영상제작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인기 따라가려는 채널들, 의정활동 홍보 색채 뚜렷...논평·개인기 하는 인기 채널들과 달라"

(사진 = 민주당 '씀' 페이지 캡처)
(사진 = 민주당 '씀' 페이지 캡처)

국회 직원들이 모여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최근 올라온 국회의원들의 ‘유튜브 바람’에 대해 꼬집는 글이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이 페이지에는 익명의 글쓴이가 ‘#국회의원_유튜브_할까말까_단칼정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쓴이는 ▲인지도 없으면 유튜브는 상황만 더 악화시킨다 ▲유튜브 영상 제작은 의원실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인데, 직원들이 혹사당하고 있다 ▲의원들은 이 페이지 안 볼테니, 보좌관들은 인턴들에게 유튜브 말하기 전에 영상편집과외부터 들어보라고 주장했다.

최근 정치계에는 ‘유튜브 바람’이 불고 있다. 기성 언론들도 이에 동참하는 상황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페이지인 ‘TV홍카콜라’에서 “(유튜브의 영향력이) 어지간한 종합편성채널보다 파급력이 더 크다”고 했다. 유튜브는 우파 성향 채널들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지난해부터 ‘씀’ 채널을 만들고 이 행보를 뒤쫓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최근 “2020년 총선 공천심사 때 유튜브 실적을 반영하겠다”고까지 했다. 다만 성과는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 글쓴이를 비롯한 ‘의원 보좌진’들은 “의원들이 유튜브 운영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면서 성과를 뽑아내라고만 한다”고 불평한다. 단기간에 성과를 뽑아내려고 하는 의원들이 많아져, 최근 국회 채용공고에는 ‘유튜브 전담’ 단기 계약직을 원하는 글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익명의 글쓴이는 또 “홍보를 주로 맡는 8, 9급 20·30대 인턴들은 국민 세금으로 유튜버 지망생 되려고 국회 들어온 게 아니다”라며 “(보좌관들은) 부풀려진 ‘유튜브 드림’같은 개소문만 믿지 마시고 기초지식이라도 좀 알아야 한다. 영상 만드는 데 얼마나 힘이 들고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지 대부분 보좌관들이 전혀 모르기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조금 더 건설적인 의정활동이 이뤄지길 바란다”고도 했다.

영상업계에서도 이런 지적이 이어진다. 6년째 영상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최모 씨(28)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단시간에 확 늘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소비자들은 콘텐츠에 반응하기 때문에 영상의 업로드 주기와 질 등이 중요하다”며 “단기 성과 요구에 맞춰 영상을 만드는 경우, 장기적으로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기를 따르려는 몇몇 의원들의 채널이나 민주당 ‘씀’ 등의 경우 여러 정치인이 출연하기는 하지만, ‘의정활동 홍보’라는 색채가 너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이 부정적이다. 논평과 개인기 등을 콘텐츠로 해 인기를 끄는 타 채널과 달리, (씀의 경우) 3달 넘게 구독자가 3만명 아래로 유지되는 것이 그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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