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KMC)와 북한 통일전선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제2차 미북 정상회담 논의차 판문점 등에서 수차례 극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동아일보가 17일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8일 미 뉴욕에서 미북 고위급 회담이 무산된 뒤 외교채널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자 정보라인이 물밑 접촉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이 내놓을 상응조치 간 조율을 시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핵화 협상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16일 동아일보에 “미 CIA와 북한의 통전부 라인이 중심이 돼 2차 미북 정상회담 의제와 시간, 장소를 조율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미 외교 소식통은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서로 주고받는 초입 단계, 협상의 입구를 설정하는 것”이라며 “양측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요구들을 조금씩 양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국은 CIA-통전부 막후 협상을 통해 미북관계를 개선한다는 싱가포르 합의 정신에 따라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를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평화협정을 위한 다자회담 관련 논의를 시작하며, 대북제재는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개성공단 재개 등 일부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논의한다는 내용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로 북핵의 상징인 영변 핵시설에 국한해 ‘폐기를 전제로 한 동결’에 나설 수 있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해 12월 하순 물러난 앤드루 김 전 KMC 센터장이 주축이 돼 진행됐고, 후임 센터장이 연말부터 이어받아 판문점 협의 등을 통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구체화해왔다고 한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