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야당과 브렉시트 대안 논의"…야당 "'노 딜' 배제해야 참여“
불신임 찬성 306표, 반대 325표…19표차로 부결돼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정부에 대한 하원 불신임안 표결에 앞선 토론에서 미소짓고 있다. 전날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이 하원 승인투표에서 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된 데 이은 이날 투표 결과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불신임안은 19표차로 부결됐다(연합뉴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정부에 대한 하원 불신임안 표결에 앞선 토론에서 미소짓고 있다. 전날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이 하원 승인투표에서 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된 데 이은 이날 투표 결과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불신임안은 19표차로 부결됐다(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가 16일(현지시간) 하원 불신임안 표결에서 승리했다.

영국 하원은 이날 오후 의사당에서 ‘하원은 정부를 불신임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놓고 찬반투표를 벌였다. 투표 결과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불신임안은 19표차로 부결됐다.

이후 메이 총리는 관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스코트랜드국민당(SNP)과 자유민주당, 웨일스민족당 대표와 만나 브렉시트 대안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EU)을 떠나라는 영국 국민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재차 강조하며 브렉시트 이행을 위한 여야 지도부의 협력을 촉구했다.

이날 연단에 선 메이 총리는 “오늘밤 정부는 의회의 신임을 얻었다”며 “이는 우리에게 브렉시트를 향한 길을 찾는 데 집중할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그는 “웨스트민스터(행정구) 바깥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들에게 지난 24시간 동안 벌어진 사건들이 상당한 불안감을 안겨줬을 것이란 점을 이해한다”고 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 국민은 정부가 브렉시트 이행을 비롯해 그들이 관심 가지는 다른 중요한 사안들을 다루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며 “나는 EU를 탈퇴하라는 영국 국민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믿고 있고, 그렇게 할 작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은 그들이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제 분명히 했고, 우리는 의회가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모두 건설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그것이 내가 모든 정당의 의원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길, 즉 국민투표 결과를 따르고 의회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하는 이유”라고 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영국이 아무런 협정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할 경우에만 총리 내각과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그는 “노동당 대표가 아직까지 대화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에는 실망했지만 우리의 문을 열려있다”고 했다.

영국 의회에서 정부 불신임안이 표결에 부쳐진 것은 1994년 존 메이저 총리 시절 이후 약 24년 만이다.

앞서 전날 열린 하원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이 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되자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하원은 이날 정오께부터 정부 불신임안에 대한 토론을 거친 뒤 오후 7시께 표결을 진행했다. 노동당(251표)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 35표), 자유민주당(11표), 웨일스민족당(4표), 녹색당(1표), 무소속(4표) 등 야당을 정부 불신임안에 일제히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집권 보수당(314표),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민주연합당(DUP, 10표), 무소속(1표) 등이 반대표를 던졌다. 노동당은 보수당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이번 부결 결과에 관계없이 계속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 총리는 일단 불신임 위기를 넘기면서 부결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대체할 ‘플랜B’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불신임안 부결이 발표되자 메이 총리는 이날부터 야당 지도부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대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빈 노동당 대표는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할 경우에만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간 더타임스는 사실상의 부총리 역할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이 야당과의 논의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보수당 제1원내총무인 줄리언 스미스, 개빈 바웰 총리 비서실장 등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 총리는 야당 지도부와의 논의를 통해 의회의 충분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면 이를 EU에 가져가 합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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