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국민연금 수익률 1%p 떨어지면 기금 고갈 5년 앞당겨진다"

작년 크게 휘청인 국내외 증시의 영향으로 국민 노후자금 637조 원을 굴리는 '자본시장의 큰손' 국민연금공단이 작년 -1.5%(잠정)의 기금운용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연금이 기금운용 부문에서 연간 기준으로 손실을 낸 것은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가진 '2019년도 제1차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2018년 기금운용 수익률 잠정치가 -1.5%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기금운용본부는 오는 2월 말 최종 수익률을 확정해 홈페이지에 공시할 예정이다. 최종 수익률은 소폭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 637조 원 가운데 17.1%에 해당하는 108조9000억 원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국민연금 수익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기금 고갈은 5년 정도 앞당겨진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국민연금 이사장을 지낸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작년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에 큰 관심을 가졌었다. 증시가 1년 내내 부진했던 만큼 국민연금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1% 안팎의 연간 수익률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해왔다.

작년 10월에 크게 휘청인 국내외 증시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성적표를 -16.57%(2018년 10월 기준)까지 끌어내리기도 했다. 글로벌 증시는 10월 급락장을 거친 후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부진한 흐름은 11월과 12월에도 이어졌다.

저조한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과 관련해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해외 연기금과 비교하면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양호한 편에 속한다"며 "국민연금이 장기 투자를 지향하므로 수익률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 장관은 "1997년 IMF나 2008년 금융위기때도 당해 수익률은나빴지만 다음해 곧바로 반등한 전례가 있다"고 부연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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