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회의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와 대화를 하는 동안 핵무기 기술과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고 연일 지적하고 있다.

비확산 전문가 멜리사 해넘 박사는 1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지난해 12월 위성사진을 보면 영변 핵 시설의 핵분열물질 생산라인이 여전히 가동 중”이라며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양적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미북 비핵화 대화 중에도 여전히 핵무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해넘 박사는 “북한은 더 이상 새로운 기술을 실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신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수량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지난해 위성사진으로 공개됐던 평양 외곽 산음동과 양강도 영저동 등지의 미사일 기지에서도 완전체 미사일 크기에 규모를 맞춘 컨테이너 트럭들과 부품을 운반하는 작은 차량들이 해당 기지들에 잇따라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지속적인 활동이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핵 폐기 전문가인 셰릴 로퍼 전 로스앨러모스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이 핵 실험을 중단한 것은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로퍼 전 연구원은 VOA에 “미사일과 핵기술에 충분히 자신감이 생긴 북한이 이제는 생산 단계에 들어가도 되겠다는 확신을 가졌을 것”이라며 북한은 알져지지 않은 비밀 기지에서 얼마든지 생산라인을 가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문제연구소장은 이날 VOA에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해도 몇 년 후에 미국이 알지 못하는 장소에서 핵무기를 더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등 핵분열물질을 어디에서 생산하는지 목록을 제출하지 않는 한 북한의 영변 등 일부 시설 폐기를 제안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사실상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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