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2억6500만원 받고 영상 20편 올리기로 콘텐츠진흥원과 계약한 데블스TV, 5편 업로드 후 중단선언
난처해진 콘텐츠진흥원 "김영빈 대표 입장 다시 확인, 국비 회수 가능한지 절차도 알아볼 것"
'광주정보문화진흥원-데블스주식회사' PenN 취재 거부…데블스 직원 "대표가 기자 전화 끊으라고 지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데블스TV에 지원된 국비 환수해야 한다는 청원 다수 게재되고 있는 상황
데블스TV, 창업지원-인건비-콘텐츠제작 등 각종 명목으로 10억원 이상 국비가 들어갔다는 주장도 나와

국가 세금 2억6500만 원을 지원받아 음담패설 영상을 만든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고 잠적했던 '데블스TV'의 김영빈 공동대표가 구독자 63명에 불과한 새로운 유튜브 채널 '하와이 HOWHY'를 통해 콘텐츠를 중단한 상태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국비를 지원받고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상제작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먹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유튜브 '하와이 HOWHY' 채널 메인 페이지 캡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김영준)으로부터 국비(國費) 2억6500만 원을 지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유튜브 채널 '데블스TV'의 김영빈 공동대표가 '음담패설 동영상' 업로드로 물의를 빚은데 이어 '먹튀'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영상 제작 후 비판이 쏟아지자 김영빈 대표는 콘텐츠 제작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콘텐츠진흥원과 체결한 국비 지원 계약이 3월에 종료되고 계약 내용도 충실히 수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콘텐트진흥원이 데블스TV에 대해 지원한 예산을 회수하지 않을 경우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23일 마지막 영상을 업로드한 뒤 3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 대표는 지난 15일 25만 명 이상이 구독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데블스TV'가 아닌 구독자 65명에 불과한 유튜브 채널인 '하와이 HOWHY'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데블스TV와 연관된 각종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와이 HOWHY'와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힘들고 회사에 큰 타격이 가다보니까 콘텐츠를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와이 HOWHY'는 지난 13일 유튜브에 가입한 신생 채널로 현재 업로드 된 영상은 김 대표의 인터뷰 영상 1부(14일), 2부(15일)가 전부다. 

유튜브 영상 제작자인 김 대표가 콘텐츠를 중단한 상태라고 선언하면서 데블스TV에 영상 제작 등의 콘텐츠 진흥 목적으로 2억6500만 원을 지원할 콘텐츠진흥원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이미 작년 6월 25일 20편의 영상 제작 등의 명목으로 1억8550만 원을 지원한 콘텐츠진흥원은 지원금 회수 절차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16일 펜앤드마이크(PenN)와의 통화에서 데블스TV에 현재까지 지원된 1억8550만 원을 회수할 수 있는지 관련 절차를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콘텐츠진흥원은 데블스TV에 현재까지 총사업비의 70%인 1억8550만 원을 전달했고 이번 달 내로 5300만 원(총 사업비의 20%)을 추가 전달할 예정이다.

콘텐츠진흥원은 사업이 종료되는 3월에 데블스TV가 성실히 계약을 이행했는지를 검토한 후 2650만 원(총 사업비의 10%)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작년 12월 19일 콘텐츠진흥원은 데블스TV에 지원된 국비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중간점검을 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올해 3월까지 계약을 유지할 것이라고 결정했다.  

콘텐츠진흥원은 작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9개월간 20편의 전라도 사투리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조건으로 데블스TV에 8600만 원의 세금을 지급했지만 사업이 진행되고 7개월에 접어든 현재까지 데블스TV가 업로드한 영상 중 콘텐츠진흥원이 국비 지원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영상은 5개에 불과했다. 또 콘텐츠진흥원은 데블스TV의 광주(光州) 지역 1인 유튜버 육성 사업에 9500만 원의 국비를 지원했고 데블스TV와 관련된 케릭터 상품 등을 제작하는데 5400만 원의 세금을 전달했다. 

한편 콘텐츠진흥원이 데블스TV에 지원한 2억6500만 원에는 광주시 산하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광주진흥원)이 데블스TV를 홍보하는 명목인 3000만 원이 포함돼 있었다. 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3000만 원의 국비를 받고 데블스TV와 공동으로 사투리 예능 프로그램 제작, 지역 유튜버 육성, 데블스TV 관련 상품 기획 및 제작 사업 등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광주진흥원 콘텐츠산업본부 콘텐츠개발팀 관계자는 PenN과의 통화에서 데블스TV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데블스TV가 대답해야 할 사안들"이라며 "확인해 드릴 내용이 없다"고 취재를 거부했다.   

김 대표와 데블스TV를 공동으로 이끌어가는 신준섭 대표 역시 현재 데블스TV 사무실에는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데블스TV 관계자는 PenN과의 통화에서 "대표님들은 현재 출장 중이어서 김영빈, 신준섭 공동대표 모두 사무실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언론사 취재기자의 전화에 대해서는 대응하지 말고 끊으라는 대표의 카카오톡 지시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데블스TV는 작년 7월 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받은 국비로 제작한 첫 번째 영상부터 여성을 노골적으로 성적 대상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해당 영상은 현재 콘텐츠진흥원의 지시로 삭제된 상태다. 해당 영상의 제목은 '섹드립을 전라도 사투리로 바꿔본다면?'이었다.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남녀 출연자가 성적인 표현들을 주고받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해당 영상이 지나치게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비판과 함께 음담패설 논란이 일자 영상에 직접 출연한 김 대표와 여성 출연자 이혜원 씨(29)가 작년 12월 8일 공식 사과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데블스TV 국고 지원 환수 요구 청원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데블스TV에 들어간 국가 세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올라오고 있다. 또 데블스TV에 들어간 국비가 2억6500만 원이 전부가 아니라는 주장도 등장했다. '저녁코끼리'라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데블스TV의 운영주체인 '데블스주식회사'에 2015년 창업부터 현재까지 10억 원 이상 국가 세금이 지원됐다고 주장했다. 저녁코끼리는 창업지원금 2000만 원, 사회적기업 인건비 지원 6억3300만 원, 청년사업 지원금 8600만 원 등 구체적인 액수까지 언급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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