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세계최고수준 원전관련 기업들 枯死위기" 호소했으나
文 "에너지 전환정책 흐름 중단 없다"…"기자재·부품업체 어려움 귀기울이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여당 중진 의원에 이어 경제인으로부터도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 재개 요청을 받았지만 "에너지 전환(脫원전) 정책의 흐름은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개최한 5대 그룹 총수 등 기업인 130여명과의 '2019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서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신한울 3·4호 원전 건설을 재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월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간담회에서 한철수 회장은 "(탈원전으로 인해) 세계 최고수준의 원전 관련 기업들이 고사(枯死) 위기에 처해 있다"며 "신고리 5·6호기 납품이 완료되면 사실상 일거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역경제가 처한 위기를 설명했다.

실제로 경남도민일보 등에 따르면 창원에 본사를 두고 국내 유일의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원전 주기기를 생산해온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86% 급감했다.

탈원전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경영이 급격히 악화되자, 지난해 12월 김명우 대표이사가 사퇴했다. 창원상의는 비슷한 시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원전산업 생태계 유지와 수출경쟁력 확대를 위한 탈원전 정책 대전환 촉구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한 회장은 "앞으로 해외 원전 수주를 하더라도 실제 생산까지 걸리는 2~3년간 일거리 없이 버티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들 기업이 무너진다면 우리나라 원전산업 생태계는 다시금 복원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고리 5·6호 건설 재개여부 논의 때와 같은 공론화위원회를 열어 국민 의견을 듣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에너지 전환 정책의 흐름은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기자재, 부품 업체의 어려움을 정부가 귀 기울이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원전 건설 재개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한편 2시간의 간담회 이후 문 대통령과 주요 참석자들은 청와대 경내에서 텀블러 한잔씩을 들고 30분 동안 산책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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