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콰도르 국경에 있는 베네수엘라 이주자들. (사진 = 연합뉴스)
페루-에콰도르 국경에 있는 베네수엘라 이주자들. (사진 = 연합뉴스)

급진좌파 포퓰리즘의 폐해가 드러나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 바람이 불고 있는 남미에서 새 지역 기구가 탄생한다. 남미에 팽배했던 사회주의를 몰아내고, 지역 정치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라디오 연설에서 “기존 남미 지역 기구인 남미국가연합(우나수르·UNASUR)을 대신할 새로운 지역기구 ‘프로수르(PROSUR)’ 창설을 열 국가와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수르는 베네수엘라 독재를 종식하는 기민하고 효율적인 국제기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나수르는 2008년 차베스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 등 남미 좌파 대통령들이 ‘반미 동맹’을 취지로 창설한 기구다.

콜롬비아는 두케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우나수르에서 탈퇴했다. 베네수엘라 등 좌파 대통령을 앉힌 국가들이 극심한 경제난과 정치혼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브라질도 룰라 전 대통령이 내려온 뒤 강성우파 성향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해, 우나수르는 이름 뿐인 기구가 됐다.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이제 브라질 국기가 붉게 물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남미 우파 정권들과 자유주의 동맹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남미 내 칠레, 브라질, 파라과이, 페루 등도 프로수르 창설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페루 등 ‘리마그룹’ 소속 13개국 외무장관들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선은 공정하지도, 자유롭지도 않은 선거였다. 마두로는 취임하지 말고, 새 대선이 치러지도록 국회에 권력을 양도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프로수르가 출범하면, 각 국가가 300만명의 경제 난민을 양산한 베네수엘라 독재자 마두로를 축출하는 방안부터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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