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內 3채(조카)·3채(남편)·1채(보좌관 배우자)·2채(조카 공동명의)
작년 8월 문화재지정前 문화관광위 與간사로서 투기의혹…SBS "누가 사래도 뿌리쳤어야"
孫 "목포 위한 노력이었다" "땅값 4배로? 누구 제보냐" "누가 왜 날 밟아 죽이려 하나"

사진=SBS 보도화면 캡처

SBS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마포구을·초선)의 남편·조카·보좌관 가족 등 측근들이 전남 목포 구(舊)도심 거리가 문화재로 등록(2018년 8월)될 것을 알고 구역 내 건물을 미리 사들인 것 아니냐는 '투기 의혹'을 제기하자, 손혜원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앞서 SBS는 15일 탐사보도팀 '끝까지 판다'의 취재를 토대로 "손혜원 의원 조카 명의로 된 게 3채,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명의로 된 게 3채, 손 의원의 보좌관 배우자 명의로 된 게 1채, 또 보좌관의 딸과 손 의원의 다른 조카 공동명의로 된 게 2채가 있었다"며 "이 건물들은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된 1.5km 구역 안에 모두 위치하고 있다. 지금 이 지역은 문화재로 지정되고 나서 건물값이 4배 정도 뛰었다"고 보도했다.

SBS는 "손 의원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사들인 것으로 취재팀이 확인한 9채 가운데 한채 빼고는 주변이 문화재 거리로 지정되기 이전에 거래됐다. 그 1채도 문화재 지정 직후에 매입됐다"고 요약했다.

사진=SBS 보도화면 캡처
사진=SBS 보도화면 캡처

또한 "과거에는 건물 하나 하나를 특정해서 문화재로 지정했다면, 이번에는 거리가 통째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국내 최초"라고, '이례적'인 정황과 손 의원 측근들의 건물 매입이 연루됐음을 시사했다. 

"거리에 있는 건물 가운데 일부는 별도로 등록문화재로 또 지정되는데, 이런 건물은 나랏돈으로 내부 리모델링이 가능(수리비용 전액·조세 50% 감면)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손 의원이 돈이 없는 조카에게는 1억원의 개인 돈을 줘가며 목포에 집을 사게 했고, 남편에게도 문화재단 명의로 건물을 사도록 설득했다고 전했다.

SBS는 손 의원의 입장에 대해선 "지난 대선 때 선거운동을 도우러 목포시에 갔다가 목포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느껴 주변인들에게 집을 사게 했다는 게 손 의원의 설명"이라며 "이들 건물 말고도 자신의 홍보로 지인(대학교 동창 등)들이 산 건물이 더 있다면서 '투기 목적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하지만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며 "손 의원은 애초 남편 문화재단 명의로 된 건물은 '없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카가 돈이 없다면서 한채도 아닌 3채나 사들인 점도석연치 않다"고, "문화재청장(문화관광위 피감기관의 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면서도 문화재청장을 만나 얘기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아울러 "손 의원이 문화재 지정과 관련한 정보를 누구보다 빨리 알 수 있는 위치(문화관광위 여당 간사)에 있는 만큼 오히려 누가 사라고 권유해도 뿌리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목포 주민들의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보도에 문화재청은 15일 밤 해명자료를 통해 "문화재 등록은 문화재위원회 심의에 의해 시행될 뿐 개인의 영향력에 좌우될 수 없으며, 지금까지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예산 지원은 없었고 앞으로도 공적 활용 등에 우선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손 의원은 당일 밤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목포를 위해서 그렇게 노력했건만 돌아오는 것은 결국"이라며 "SBS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 모함의 제보자도 매우 궁금하다"며 계속해서 반박성 글을 올리고 있다.

그는 "SBS의 기사가 악의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제 조카 둘의 집은 문화재로 지정되기는커녕 문화재청, 목포시의 도움 없이 이미 수리를 끝냈고 당분간 이사할 일이 없으니 시세차익을 낼 일도 없고 관(官)에서 어떤 혜택도 받을 일이 없다는 것"이라며 "저를 죽이기 위해 '손혜원 목포 땅투기'를 잡았다면 SBS는 큰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썼다.

또한 "SBS의 허위기사 목적은 뭘까. 저를 밟아 죽이려는 것은 알겠는데 누가, 왜 그러는 것일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사진=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1월16일 페이스북 글 캡처

손 의원은 16일 새벽 쓴 글에서는 "문화재로 지정되고 땅값이 4배로 뛰었다고요? 이런 무책임한 얘기를 방송이라고 마구 하는군요. 2년 전 구입한 조카 집 가격이 8700만원이었는데, 한 지붕 안에 있는 똑같은 집이 최근에 1억2000만원에 팔렸다고 한다"고 추가로 반박하는 한편 "너무 터무니없는 얘기라 오늘은 더 이상 대응 않겠다. SBS는 내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한다"고 했다.

한편 손 의원은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겨냥해 "근대건물이 빼곡한 보물이 가득한 목포 구도심은 버려둔 채 근대 건물을 모두 밀어내고 21층 고층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라며 "목포 특유의 문화유산을 지켜내지 못하시면 전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지원 민평당 의원은 손 의원의 목포 행적을 둘러싼 논란에 16일 오전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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