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인근에 있던 우리국민 10명 피해 없어"
배후 자처 '알샤바브', 과거에도 테러 벌여 한국인 여성 1명 사망하기도

경찰 인도로 테러 현장 빠져나가는 나이로비 시민들 [연합뉴스 제공]
경찰 인도로 테러 현장 빠져나가는 나이로비 시민들 [연합뉴스 제공]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도심에서 15일(현지시간) 총격과 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15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소말리아계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는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나이로비 '리버사이드 드라이브' 지역의 상업단지에서 폭발물이 터지고 격렬한 총격 소리가 들렸다.

사건 현장은 호텔, 병원, 식당, 은행, 사무실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특히 외국계 기업 사무실이 다수 있어 외국인들이 많은 곳이다.

경찰은 이번 공격이 이날 오후 3시께 건물 밖의 차량 폭발로 시작됐으며 이어 호텔 로비에서의 자살폭탄 테러, 총격이 뒤따랐다고 밝혔다.

건물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에선 초록색 스카프를 두른 남성 2명이 포착됐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은 수류탄이 장착된 초록색 벨트를 착용했다.

총격전이 발생한 뒤 건물 내 일부 사람들은 경찰의 호위 아래 안전지대로 대피했으나 다수는 여전히 건물 내에 숨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번 공격으로 최소 1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미국인과 영국인이 1명씩 포함돼 있다. 11명의 희생자는 케냐인들이며 나머지 2명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부상자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최소 수십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알샤바브는 라디오 선전 매체를 통해 "우리가 나이로비에서 발생한 공격의 배후"라고 밝혔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 남부 라스 캄보니에 근거를 둔 이슬람 원리주의 테러 조직이다. '알 샤바브'는 아랍어로 '젊음' 또는 '청년'을 뜻한다. 알 샤바브는 이슬람법정연합(ICU)이라는 이름의 근본주의 조직의 청년분과로 출발했다. 이후 2006년 독립했으며 조직원은 총 3,000∼7,000명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알샤바브는 과거에도 케냐에서 대규모 테러 공격을 가한 바 있다.

2013년에는 나이로비의 한 쇼핑몰에서 인질 테러극을 벌여 67명을 살해했다. 당시 이 사건으로 한국인 여성 1명이 사망했다.

2015년에는 케냐 북동부 가리사대학에서 테러를 가해 대학생을 포함해 148명이 사망했다.

2017년에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폭탄 테러를 벌여 230여명이 사망했다. 

알샤브바브가 케냐에서 테러 활동을 벌이는 이유는 강경한 이슬람 근본주의 정치세력인 이슬람법정연대를 견제하기 위해 에티오피아군과 케냐군 등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의 형식으로 2006년과 2011년 차례로 소말리아 내전에 개입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테러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확인된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다고 16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부 본부 및 주케냐 대사관은 사건 인지 직후 비상대책반을 가동, 현지 한인회 및 부상자들이 호송된 병원 등을 통해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폭발 현장 인근에 위치한 LG전자 등 우리 기업체 소속 직원 10여명이 건물 밖으로 무사히 대피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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