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5개국 평균 경기선행지수는 올랐는데…한국만 빠르게 수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CLI)에서 한국이 20개월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 속에 한국 경제가 빠르게 수축(contraction)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OECD가 발표한 한국의 작년 11월 CLI는 99.19로 10월 99.22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CLI가 100 이상이면 6~9개월 후의 경기 전망이 긍정적, 반대면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100이하라도 상승 추세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지만 한국처럼 하락 추세는 경기 하강을 나타낸다.

OECD의 CLI에서 한국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20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번 한국 CLI 하락 기간은 1997년 외환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1999년 9월부터 2001년 4월까지의 20개월 연속 하락과 같은 기록이다.

한국은 이미 작년 5월부터 100선이 무너져 99.85를 기록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경기 수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OECD는 분석했다.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CLI 하락세는 더 두드러진다. 아시아 주요 5개국(한국·일본·중국·인도·인도네시아) 평균 CLI는 11월 99.42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의 경우 작년 초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 9월(98.72) 이후 10월 98.73, 11월 98.78 등 소독이지만 연속 상승세로 돌아섰다. OECD 회원국이 아닌 인도의 경우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무려 21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하며 작년 1월 100을 돌파했고, 11월 100.99를 기록했다. 

일본은 작년 3월 100 이하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9월 99.71, 11월 99.75를 기록하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OCED는 분석했다. OECD는 "일본의 경우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CLI의 장기간 하락은 국내 경기가 올해 상반기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 CLI는 한국은행과 통계청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코스피 등 6개 지수를 활용해 산출한다.

앞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3일 공개한 'KDI 경제동향' 1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해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수출도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밝혀 작년 11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OECD 33개국의 CLI 평균은 작년 11월 99.32로 전월 대비 0.13포인트 하락, 2017년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OECD는 "세계 주요국의 경기 성장 동력 둔화가 확실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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