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D "유럽 의회 의원들은 '751명의 특권층'...EU, 깊은 수준의 개혁 안하면 독일이 떠나야"
獨, 지난해 11월 조사결과로는 EU탈퇴 선호 낮아...82%가 잔류 희망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지난 1월 레바논에 배치된 독일 함정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지난 1월 레바논에 배치된 독일 함정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독일의 강성우파 정당 전당대회에서 ‘EU 탈퇴’ 관련 발언이 나왔다. 영국 브렉시트에 이은 덱시트(Dexit·Deutschland+exit)가 거론된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독일 작센 주 리자에서 열린 독일을 위한 대안(AfD) 전당대회에서 AfD 대의원들이 ‘적절한 시일 내에 EU가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독일은 EU 관세동맹을 떠난다’는 내용의 선언문 초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강성우파 정당인 AfD는 선언문 초안에서 EU가 ‘깊은(deep)’ 수준의 개혁을 하지 못하면, 독일이 EU를 떠나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EU 해체와 보다 느슨한 형태의 경제동맹체 설립 내용 등도 언급됐다.

AfD는 EU가 경제 분야에서 너무 많은 회원국의 권한을 제어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유럽 의회 의원들을 두고 ‘751명의 특권층’이라 언급하며 “우리는 주권국가로서 우리만의 법을 만들 권한이 있다”고 했다. 유럽 단일통화인 유로화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유로화를 통해 유럽이 고립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EU 탈퇴가 진행 중인 영국 역시 표결 전후로 “유럽 내 언어·역사·경제 등 대내외적 요건이 다 다른데, EU와 같은 초(超)국가가 하나의 규제로 여러 나라를 통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 적이 있다.

이 선언문은 초안이다. AfD는 유럽 의회의 임기가 끝나는 2024년까지 구체적인 시한을 정하려고 했지만, AfD의 두 공동대표(외르크 모이텐·알렉산더 가울란트)의 반대로 ‘적절한 시일 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 두 공동대표는 독일 내 친 EU성향 유권자들을 고려해 반대 의사를 냈다고 한다.

독일 내에서는 AfD가 독일인의 민족주의적 감정을 자극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독일 정치학자인 클라우스 페터는 “AfD는 당 내에서, 유권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주장이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시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AfD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계 은퇴 선언 후, 유권자를 자극할 이슈를 찾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실시된 EU 의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독일인들은 EU 잔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영국과 같은 방식으로 EU를 떠날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82%의 독일인이 잔류를 택했다. 또 ‘영국 브렉시트가 옳은 결정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75%의 독일인이 잘못된 결정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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