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총수 외에도 기업인 128명 초청...악화하는 경제 반영한 것 아니냐는 시각
총수들이 빠짐없이 참석한다는 것 자체가 현 정부의 막강한 권력 보여준다는 우려섞인 시각도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국내 10대 그룹의 총수급을 포함해 128명의 기업인을 초청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갖는다. 현 정부 출범 후 문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 대거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이같은 행사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우리나라 주요 경제 지표가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14일 발표한 참석 기업인 명단에는 모두 128명이 포함됐다.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기업인들은 청와대와 대한상의가 사전 조율을 통해 선정했다고 알려졌다.

우선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농협, 현대중공업 등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5월 지정한 10대 대기업집단의 총수, 또는 총수급 인사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의 경우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인 정몽구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대신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권오갑 부회장이 각각 참석하고, 포스코 최정우 회장과 농협 김병원 회장의 경우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모두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수장(首長)'들이다.

특히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LG 구광모 회장 등은 모두 사실상 지난해 '세대교체'를 통해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한 '젊은 총수', 또는 사실상의 총수급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들 3명과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문 대통령 초청 신년회 참석 이후 약 2주일 만에 재회하는 셈이다.

대기업 가운데서는 10대 그룹 대표들을 비롯해 총 22명이 명단에 포함됐다. 재계 14위 한진그룹과 16위 부영그룹, 18위 대림그룹 등은 '사회적 논란' 등의 이유로 빠졌다.

이번 행사의 또 다른 특징은 중견기업인과 대한상의 회장단이 대거 참석자 명단에 들었다는 점이다.

중견기업에서 모두 39명이 참석하며, 서울상의 회장단 6명과 전국상의 회장단 61명이 자리를 함께한다. 동반성장·상생협력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기조와 '재계 대표' 단체로 부상한 대한상의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허창수 회장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손경식 회장도 초청됐으나 각각 GS그룹 회장과 CJ그룹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다.

특히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열리는 행사의 사회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맡기로 했다.

상의는 "사전 시나리오 없는 자유로운 형식 속에 대기업과 중견기업, 지역상공인들이 산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허심탄회하게 전달할 예정"이라면서 "사상 유례없는 방식으로 열리는 이번 기업인 대화를 통해 경제활력 회복의 물꼬를 트는 다양한 해결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10대 그룹 총수 초청 오찬'을 열었지만, 일부 총수는 개별적인 이유로 불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는 이례적으로 10대 그룹 총수들이 빠짐없이 모인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반증해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