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스라엘의 멀티카메라 전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코어포토닉스'를 인수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작년 2월 경영에 복귀한 뒤 진행한 인수합병(M&A)중 가장 큰 규모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코어포토닉스의 최대주주 지분을 사들이기로 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하고 이달 말 잔금 납부 등 계약이 완료될 예정이다. 인수 구조와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억5000만~1억6000만달러(약 1650억~1800억 원) 선으로 알려졌다.

코어포토닉스는 2012년 현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멘들로빅 텔아비브대 교수가 설립했다. 광학 줌과 저조도 촬영, 광각 사진 등 멀티카메라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2017년 1월 삼성벤처투자와 폭스콘 등에서 15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삼성과 첫 인연을 맺었다. 갤럭시노트8부터 장착된 듀얼카메라에 이 회사 기술이 접목됐다.

IB업계는 한동안 잠잠했던 삼성의 M&A가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뒤 스마트싱스(2014년), 루프페이(2015년), 비브랩스(2016년) 등 스타트업에 활발히 투자했지만 2017년 2월 구속되면서 한동안 굵직한 M&A 소식이 끊겼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후 이뤄진 M&A는 AI, 5세대(5G) 통신, 멀티카메라 등 차세대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과 관련이 있다"며 "올해 10년이 되는 갤럭시 시리즈의 향후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M&A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후 세 번째이자 올해 첫 삼성전자의 M&A다. 삼성전자는 작년 3월에 미국 인공지능(AI) 검색엔진 케이엔진을, 10월에는 스페인의 네트워크 품질 분석 및 솔루션 전문 지랩스를 인수했다. 

삼성은 삼성벤처투자, 삼성넥스트, 삼성캐털리스트펀드 세 곳을 통해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 300여 곳에 투자해왔다. 투자 후엔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잠재력과 성장성이 입증되면 삼성전자 등 사업 계열사가 인수해 역량을 높여나가는 방식을 쓰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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