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4일 DMZ서 북한이 설치한 목함지뢰에 부상입어 양다리 절단한 하재헌 중사
13일 페이스북서 "운동선수 꿈 이루기 위해 안정적인 직업 뒤로 한 채 전역하겠다"...오는 31일 전역
하 중사, 지난해 10월 장애인체육대회 조정 경기서 은메달 손에 쥐기도
"천안함 연평도 포격뿐 아니라 북함 목함지뢰 사건도 많이 기억해달라" 당부

(사진 = 하재헌 중사 페이스북 캡처)
(사진 = 하재헌 중사 페이스북 캡처)

2015년 8월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 작전을 하다가 북한이 설치한 목함지뢰에 부상을 입은 하재헌 중사(25)가 전역 의사를 밝히고, 이후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에 조정 선수로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하재헌 중사는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 목함지뢰 도발로 양쪽 다리 절단을 한 하재헌 중사"라면서 "오는 31일부로 저는 군생활을 그만하고 전역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고 이후 3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그날의 기억은 생생하다. 엄청난 고통과 힘든 나날이었지만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이 정도만 다친 것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재헌 중사는 2014년 3월에 입대했다. 오는 31일에 전역하는 경우 1,796일을 복무한 셈이다. 입대 이듬해, 그는 최전방 DMZ 수색대대에서 근무하다가 북한군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었다. 오른쪽 다리는 무릎 위, 왼쪽 다리는 무릎 아래 정강이 부분을 절단했다. 그가 받은 수술만 21번이고, 이 중 전신마취 수술만 19번이다. 그런데도 하재헌 중사는 다리가 절단된 후인 2016년 7월에도 국군수도병원 근무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글에서도 “생명의 위기까지 버티면서 재활을 하고 하여 지금 양쪽 다리에 의족을 한채 생활을 한다”며 “재활 이후에도 군에 복귀해 국군수도병원에서 근무하며 계속 군인으로 남게 됐다”고 적었다.

부상 이후에 그를 도전으로 이끈 것은 운동선수의 꿈이었다. 하재헌 중사는 이날 글에서 “장애인 조정선수로써 패럴림픽을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목표이자 꿈이어서 (군생활을) 그만두게 됐다”며 “제 또 다른 꿈이었던 운동선수를 해보고 싶어서 안정적인 직업을 뒤로한 채 도전이란걸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 10월 전북 군산에서 열린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남자 조정 개인전 1000m PR1(선수부) 경기에 참가해 5분 56초 64의 기록을 내 은메달을 손에 쥔 바 있다.

(사진 = 하재헌 중사 페이스북 캡처)
(사진 = 하재헌 중사 페이스북 캡처)

국민들에게도 여러 말을 전했다. 하재헌 중사는 “하재헌 ‘중사’가 아닌 ‘(조정 패럴림픽)메달리스트 하재헌’이 되기 위해 노력할테니 많은 응원을 바란다. 지금까지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많은 국민분들의 응원과, 저를 찾아와 격려해주신 덕”이라면서도 “현재 북한 목함지뢰 사건을 잘 기억 못하시는 분들이 많다. 천안함 연평도 포격뿐 아니라 북한 목함지뢰 사건도 많이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양 다리에 의족을 착용하고 생활하면서, 가끔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데 많은 사람이 ‘오토바이 타다 다쳤냐’ ‘교통사고냐’ 물어보시는데 뭐라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장애인이라고 안 좋게 보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무시하지 마시고 다 같은 사람이니 본인들 가족이라 생각하고 제발 장애인들 무시 말아달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목함지뢰 영웅, 국민영웅이라 불러주시고 군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했다”며 “다른 장애인 분들과 어려운 사람에게 귀감이 되고자 공부하고, 봉사도 많이 하고 운동분야에서도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보여드리겠다. 지금도 군생활하며 고생하시는 국군장병님들 늘 존경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하재헌 중사는 전역 및 전공상 심의’ 등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아직 전역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월 31일 전역 조치할 예정”이라며 “하재헌 중사가 새로운 꿈을 잘 키워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 아래는 하재헌 중사 페이스북 글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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