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법, 썩은재료(소득주도)에 양념 잘 치자는 포용경제…잘못된 의식화 과정때문"
"80년대 중반부터 (공산주의) 의식화 '유도'과정 사라져, 비교·논리정합 따지는 습관 상실"
"젊어서 사회과학 공부 안하다 뒤늦게 주체사상 접한 변호사·신부들, 586 편협함 그대로"

차명진 자유한국당 전 의원(경기 부천시소사구 당협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괴물'이 돼버린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소위 '잘못된 주체사상 의식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자기확증편향"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짐작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12일 밤 올린 페이스북에 이런 제목의 글을 올려 "문통(문 대통령 줄임말)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니 나름 뭔가 통치의 비법을 깨달은 것 같다"며 "우매한 백성들을 꾸짖는 절대왕의 언사였다. 보통 다른 사람은 대통령이 된지 3년은 돼야 괴물로 변하는데 문통은 빠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소위 '관심법'을 터득했다며 "문통이 임명한 통일부 장관도 '북이 핵 폐기를 안할 것같다'고 슬슬 실토한다. 문 정부의 이데올로그인 한겨레조차 '북핵 없는 세상이 아니라 있어도 없는 것같은 세상에서 살자'고 발뺌한다"고 짚었다.

이어 "그런데 유독 문통만 독야청청이다. '내가 안다. 김정은은 꼭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 한다', 필시 김정은과 굳은 밀약이 있든지 아니면 김정은 속을 들여다 보는 관심법을 터득한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차명진 자유한국당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차 전 의원은 또 문 대통령이 '노벨상 감'의 경제이론을 개발한 것 같다고 빗대며 "소득주도성장 때문에 고용참사가 벌어졌다. 오죽하면 'J노믹스' 창시자도, 경제부총리도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라며 사표를 던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자 문통이 대안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을 원재료 삼아 이런 저런 양념을 추가한 '포용적성장' 세트를 내놨다"며 "재료가 썩었어도, 양념만 잘 치면 독성이 사라질 거란다"라고 빗댔다.

차 전 의원은 "만약 문재인 식 레시피가 통한다면 대박이다. 20세기 세계경제의 숙제인 양극화를 해결한 공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탈 것"이라고 비꼬았다.

차 전 의원은 이튿날(13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문통의 근거없는 자신감은 왜 생긴 걸까?"라고 분석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이 학생운동권 출신이라는 점에 입각해 "(문 대통령이 겪은) 잘못된 의식화 과정 때문이다"고 짐작했다.

차 전 의원은 "나는 대학 1학년 때부터 막바로 이념서적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정치사상사나 역사서 등을 읽으면서 사회주의 사상 쪽으로 '유도'하는 과정을 거쳣다. 그런 다음에 마르크스, 레닌, 모택동을 읽었다"며 "당시에는 자료를 구하기가 힘들어서 부분부분 조각을 맞춰가며 지식을 완성해 가야 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내 생각을 다른 생각과 비교하는 습관, 내 생각의 앞뒤 정합성을 따지는 습관을 들이게 됐다"고 '의식화 과정'을 회상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부터 의식화 과정에 '탐색 내지 유도' 과정이 없어졌다. 막바로 이념서적 강독으로 들어갔다"며 "특히 주체사상파는 북에서 쉽게 정리한 교범이 이미 나와 있어서, 학습과정이 쉽고도 신속했다. 지적 수준이 떨어지거나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애들한테는 한달만 외우면 되는 김일성 교리가 딱 맞춤이었다"고 강조했다.

차 전 의원은 "그래서 586(50대가 된 86학번 친북좌파 학생운동권)들이, 개명천지한 지금도 주사파를 못 버린다.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선택지가 주체사상밖에 없는데 어떻게 바꾸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흥미로운 점은 젊어서 사회과학 공부를 안 하다가 뒤늦게 주체사상을 접한 사람들이 586의 편협함을 그대로 닮는다는 것"이라며 "세상물정 다 겪었음직한 종교인과 변호사들 중에 주체사상 맹신도가 꽤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사람들을 내가 만나보니, 변호사란 게 '형식 논리'인 법밖에 모른다. 신부들도 세상 고민없이 독방에서 교리만 외우고 서품받은 사람들이 꽤 된다"며 "이런 사람들은 586 대학생 때보다 더 단순하니, 주체사상에 대한 면역력도 없고 흡수력도 대단하다. 한번 들어간 주체사상이 안 빠져 나온다"고 추정했다.

차 전 의원은 "문통은 자기가 김정은 속마음을 읽는 독심술이 있단다. 시간도 바쁠텐데 어느새 양극화를 일소하는 포용적 성장이라는 새 이론을 개발했단다"라며 "이 모두가, 영도자는 뭔가 범상하고 그가 마음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주체사상의 '변종'들이다. 제왕적 대통령을 1년 반 하더니 더 굳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의 의식화 과정이나 주위 환경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이런 식의 변종 주체사상을 설파하는 '자기확증편향'이 바뀌지 않을 것같다"고 내다봤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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