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성 기자.
윤희성 기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내걸고 건국한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아온 보수우파 국민들에게 2016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는 극도의 패배감을 느낀 시간의 연속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억지 탄핵으로 몰아간 언론과 정치권, 국회의 탄핵안을 인용한 헌법재판소,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진행하는 사법부의 반(反)문명적 행태 등은 상당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2017년 5월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은 2년도 넘지 않은 집권 시기에 안보와 경제, 국가 기강까지 모두 허물어버리는 불명예스러운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하면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빠른 시일 내에 추락시키고 있다.  

1948년 8월 15일 건국 후 대한민국은 우여국절은 있었지만 큰 흐름에서 의미있는 성취의 역사를 썼다. 1950년 6월 25일 국제 좌익세력과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자유 진영에서도 몇 안되는 산업화 성공 국가로 거듭났다. 승리와 성취의 추억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패배는 익숙한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1990년대부터 패배하기 시작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유와 시장의 가치를 내걸고 승리의 역사를 쓴 대한민국을 용납할 수 없는 진부한 왕정국가 '북한'은 1980년대 대학을 다니던 어린 학생들에게 분노를 조장했고 세대 갈등을 야기했다. 80년대 극좌 운동권을 중심으로 한 '386' '486' '586' 세력들은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그동안 대한민국 승리의 역사를 패배의 역사로 둔갑시키려 집요하게 애썼고 지금도 애쓰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은 현실에서 상당부분 성공을 거뒀다.

대한민국의 승리를 추억하며 80년대에 자녀를 대학에 보냈던 어르신들은 대체로 80세가 넘었다. 우리의 승리를 추억하는 분들을 일각에서는 '꼰대', '틀딱' 등으로 부른다. 민주화, 인권 등 모호한 단어로 포장해 좌익 사상을 유통시킨 파렴치한이 득세하는 패배의 역사는 비단 탄핵정변과 문재인 정권의 집권에만 발현된 것이 아니다. 파렴치한들은 자유, 진실, 시장을 이야기하는 청춘은 '일베'라고 부르고 장년은 '극우', 중년은 '꼰대' 그 이상은 '틀딱'이라고 부른다. 글로벌 스탠다드로 건국된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보수우파 국민들은 용어전쟁에서부터 철저히 패배하고 있다. 

건국 후 40년은 승리했지만 그 후 40년은 패배의 역사를 썼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패배는 습관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승리다. 이런 점에서 최근 자유우파 성향 법조인인 도태우 변호사가 강성좌파 성향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의 말도 안되는 악의적 '극우 낙인찍기'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해 굴복시킨 것은 '대한민국 세력'의 의미있는 승리다.

오마이뉴스 유성애 기자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등 공익 제보자를 보호하겠다고 나선 변호사들을 '극우'라는 단어를 써가며 폄훼하는 기사를 4일 내보냈다. 문재인 정부에 불리한 폭로를 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는 공익 제보자를 돕겠다고 나섰던 도태우 변호사는 자신을 극우라고 표현한 기사를 삭제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6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도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하고 하루 만인 7일 오마이뉴스는 해당 기사에서 극우라는 단어를 모두 삭제했다. 만약 오마이뉴스가 계속 버티고 법률 전문가인 도 변호사가 법적 대응 절차를 밟았다면 '정신나간 판사'가 아닌 한 말도 안되는 '극우 표현'을 남발한 오마이뉴스가 패소하리라는 것은 명백하다.

기자는 오마이뉴스에 대한 도 변호사의 정면대응 방침과 뒤이은 '작지만 큰 승리'를 두  차례에 걸쳐 펜앤드마이크(PenN)를 통해 충실히 보도했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유성애 기자가 어떤 인물인지도 추가취재해 상세히 소개했다. 극우나 극좌의 의미도 모르거나 혹은 의식적으로 외면한 채 '극우 타령'을 한 기자가 도대체 어떤 경력을 지닌 사람인지를 독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 차례 기사가 나간 뒤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온 유성애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삭제해달라고 거의 윽박지르듯이 요청했다. 이런 기자가 그동안 자신과 생각이 다른 우파진영 인사(人士)들에 대해서는 걸핏하면 실명(實名)을 거론하며 '극우' 낙인찍기를 했다고 생각하니 영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한국의 우파가 좌파에 비해 부족한 점 중 하나는 '집요함'이라고 생각한다. 좋게 말하자면 '점잖은 것'이겠지만 치열한 이념 전쟁에서 점잖은 것만으로는 싸워 이길 수 없다. 가령 이번 사례처럼 얼토당토않은 '극우 낙인찍기'의 피해자가 됐을 때는 단호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도태우 변호사의 '작지만 큰 승리'는 한국의 우파 진영이 앞으로 자유 진실 시장의 가치와 정면배치되는 시대역행적 '꼴통 좌파'들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에 대해 중요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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