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사회주의 추구' 등 이유로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받은 구(舊) 통합진보당 측 인사가 2013년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수사에 참여한 국가정보원 요원이 최근 북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방남(訪南) 때 경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실이라면 현 정권 이후 '국정원 형해화를 넘어 굴욕'이라고 개탄할 만한 정황인 셈이다.

통진당 후신 격인 민중당의 김배곤 당대표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송월 방남 당시 사진에 "아는 얼굴이 있다"며 "2013년 8월 이석기 의원실에 쳐들어왔던 국정원 수사관"이라고 밝혔다.

(사진=김배곤 민중당 대표 비서실장 페이스북 캡처)
(사진=김배곤 민중당 대표 비서실장 페이스북 캡처)

 

김 비서실장은 "당시 팀장으로 의원실 압수수색을 지휘, 험악한 얼굴에 말도 안 통하고 완력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해서 충돌에 충돌을 거듭했던 기억이 선명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직원 신분 공개는 절대 불가하다며 법정에서 가림막까지 동원했던 이들이 이렇게 얼굴 공개를 하고 다니면 어쩌시려나, 이렇게 대놓고 면전에서"라고 비난했다.

현재 청와대는 국정원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칭하는 한편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고 경찰 산하에 안보수사처를 신설해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24일 김 비서실장의 의혹 제기 관련 보도를 통해 "역할이 없어지는 대공수사 요원이 북한 인사 경호·의전에 투입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대공수사권이 아직 타 기관으로 이관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공 수사 업무는 여전히 국정원이 하고 있다"며 "현송월 옆의 인물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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