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장관 “개성공단 北에 현금 유입 없이 재개하는 방법 연구해야”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언급한 것 등에 대해 한미동맹 균열과 비핵화 협상 방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10일 ‘문재인(대통령)은 북한 프로젝트(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제재 면제를 추구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재개하기 위해 제재 면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 발언은 미국과의 관계를 약화시키고 북한 핵무기 폐기를 위한 노력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지 불과 며칠 후에 나왔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은 김정은의 제안에 대한 상징적인 반응으로 읽힌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나 이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길 원하는 워싱턴과의 관계를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김정은의 조건 없는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요청을 문 대통령이 열렬하게 받아들였다”며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제재 완화는 안 된다고 촉구하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은 최근 북한의 이간질 우려 속에 정책 공조를 위해 최근 워킹그룹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NYT는 문재인 대통령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의사를 밝히고 워싱턴과 가능한 한 빨리 제제완화를 논의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금강산과 개성 프로젝트는 2008년과 2016년에 각각 중단되기 전까지 극도로 가난한 북한에게 절실하게 필요했던 외화를 벌어다 주었지만 대북제재가 완화되기 전까지는 재개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CNN은 “경제둔화와 공약 미이행으로 국내 비판에 직면한 문 대통령이 평화의 공을 다시 굴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꼬집었다. CNN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기간에 최고조에 달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문 대통령은 남북 경제협력을 위해서 가능한한 빨리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 “(북한에) 현금이 유입되지 않는 방식으로 개성공단 문제 해결 방법이 있는지 연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초청 강연에서 특위 위원들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에 대해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조건 없는 재개 용의를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의가 되고 있느냐, 우리 정부는 복안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특위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또한 강 장관은 이날 국회 강연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제2차 미북정상회담의 전격적인 발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북미 후속협상이 조속히 개최돼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이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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