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해빙 국면서 北 자극 용어 없애기로...

국방부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개념을 정립하고 발전시킨 ‘한국형 3축 체계’라는 용어를 공식 폐기했다.

11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한국형 3축 체계’는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 체계’라는 용어로 대체된다. 기존에 군이 사용해온 ‘북한 핵과 WMD 위협 대응’이란 문구에서 ‘북한’을 삭제한 것이다.

국방부는 ’3축 체계‘라는 용어를 폐기하고 ’핵·WMD 대응체계‘라는 용어를 도입한 배경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이외도 주변국 등의 잠재적 위협에도 대비한다는 취지"라고 밝혔지만 주적 개념에서 '북한'을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북한의 핵 위협이 여전히 존재하는 대치 상황에서 '북한 눈치보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3축 체계를 구성하는 주요 전력과 작전 용어도 변경하기로 했다.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북 미사일 도발 임박 시 선제타격)은 ‘전략표적 타격’으로,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탄도미사일 요격)는 ‘한국형미사일방어 능력’으로 각각 바꿔 부르기로 했다. 또한 유사시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는 대량 응징보복(KMPR)은 ‘압도적 대응’으로 바꾼다.

국방부는 조만간 발표할 ‘2019~2022 국방중기계획’부터 변경된 용어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중기계획은 5년 주기로 작성되는 무기 도입 등 군사력 증강 계획을 담은 문서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하 ‘2019년 국방부 업무보고’ 자료에서도 3축 체계 용어를 삭제한 바 있다. 일각에선 북핵 위협이 여전한 상황에서 군이 너무 앞서나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립한 개념이다.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을 대량 발사해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를 가리킨다. 특히 킬 체인은 정찰위성과 전략미사일 등이 핵심 무기체계다. KAMD는 패트리어트 요격미사일(PAC-3탄)과 국산 ‘천궁-II(M-SAM)’ 등이 주요 무기체계다. KMPR은 적의 전쟁 지휘부를 제거하고 핵미사일 시설을 포함한 핵심 표적을 파괴하는 체계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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