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북아 철수 및 태평양 배치 핵잠수함-ICBM 폐기까지 포함된 의미”

김정은이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9일 오전 중국 베이징의 호텔 북경반점에서 부부동반 오찬을 하는 모습(연합뉴스).
김정은이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9일 오전 중국 베이징의 호텔 북경반점에서 부부동반 오찬을 하는 모습(연합뉴스).

미국의 전직(前職) 외교 공직자들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이 강조한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의지’는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 비핵화’와 거리가 먼 한미 안보동맹의 종식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북한과 중국이 ‘평화와 안정’을 내세우며 태평양과 미국 본토에 배치된 미국의 핵 자산까지 문제 삼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직접 다뤘던 전직 미 공직자들은 북한이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거듭 확인했다는 ‘조선반도 비핵화’는 결국 역내 미군 역량의 약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1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과 중국의 ‘조선반도 비핵화’와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는 개념이 매우 다르다”며 “미국의 개념에선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의미하지만 북한의 관점에서 비핵화란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철수하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의 핵심은 한미 안보 동맹의 종식에 있다고 지적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이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을 유지하는 한 이론상 미국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북한이 주장하는 핵 위협에는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태평양에 배치된 미국의 핵 잠수함과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4차 북중 정상회담으로 중국의 힘을 얻은 북한이 조만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다자 협상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한국, 북한, 중국이 참여하는 ‘2+2 형식’으로 한국전쟁 종식 의지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의할 것으로 본다”며 “미북 간 비핵화 대화가 시작되면 이 두 개의 협상이 연결돼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매체가 김정은의 4차 방중을 보도하며 사용한 ‘평화와 안정’이라는 표현에 주목했다.

북핵 6자회담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힐 전 차관보는 “북한과 중국이 주장한 ‘평화와 안정’은 비핵화는 평화와 안정에 달려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새로운 코드’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는 한반도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중국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측 차석대표는 VOA에 “미국이 말하는 비핵화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의미하며 그들은 이러한 점을 잘 알아야 한다”며 “미국은 이를 오랫동안 말해왔다. 미국의 입장에선 (비핵화 개념에) 어떠한 모호함도 없다”고 강조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은 미국의 핵 위협 제거를 한반도 비핵화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마 1991년 한국에서 전술 핵무기를 철수시켰다”며 “이는 논의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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