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신년회견에 野 "'경제방향 옳다'고?" "현실도피" "협치 어렵다"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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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9.01.10 16:16:13
  • 최종수정 2019.01.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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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파탄 현실 외면에 비판 집중…한국·바른 "'소득주도' 이후 양극화 심화는 숨겨"
민평당 "'포용' 동의하지만 '경제정책'은 아냐" 선긋고 "실패 인정과 이율배반"
한국당서는 "文, 김태우 수사 가이드라인 내렸다…특검법 발의 불가피" 압박
與 "文, 초지일관 경제와 민생 최우선…비상한 각오로 정부와 함께 노력"

문재인 대통령의 10일 신년 기자회견을 두고 야권에서는 "셀프 용비어천가" "현실도피" 등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경제정책을 일절 "방향이 옳다"고 자부했다는 점에서, "야당과 협치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윤영석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엄중한 민심과 동떨어진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대통령만을 위한' 현실도피 수단일 뿐"이라며 "실체 없는 자화자찬도 스스로 되뇌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을 '현실'로 착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정부가 생존의 기로에 선 경제와 민생에 대해서만큼은 '이념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를 간절히 희망했지만, 오늘 대통령의 답은 외면과 무시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마치 성과가 있는 듯 주장하지만 소득불평등이 점점 심화하고 있다"며 "상위 20%(5분위) 소득을 하위 20%(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인 소득 5분위 배율도 문재인 정부가 역대 최악"이라고 예를 들었다.

또한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규제혁신과 노동시장 개혁 등 시급한 경제구조 개혁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방안 제시가 전혀 없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국민연금개혁, 공공부문 개혁, 규제혁파에 대한 의지도 청사진도 없다. 오로지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 세금 퍼붓기 정책만을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독선적 선언의 연속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나라 경제가 바닥부터 허리, 전반에 걸쳐 나락으로 몰리는 상황임에도, (문 대통령은) 가장 힘든 자영업자, 실업자, 구직자들의 아픔을 단 한마디 '대책 강화'로 어물쩍 넘기려 하고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믿지 못할 경제정책에 대한 집착도 그대로"라며 "온갖 수당과 지원 확대를 얘기하는 것도 '세금 청구서'에 불과하다. 세금 낼 돈이라도 벌게 해주는 것이 순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라 했지만, 정작 행복한 건 대통령 뿐인 듯하다"며 "진정 국민을 버리고 마이웨이 경제정책을 고집하려는 것인지. 대통령은 '가짜 뉴스' 타령이지만, 국민들 보기에는 대통령이 '가짜 희망', '가짜 경제' 제조기"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윤 수석대변인은 "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미래지향적인 국정방향 조성을 위한 비상대책위원장의 '반론권 보장'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각 언론사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김삼화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국민은 반성문을 원하는데 대통령은 셀프 용비어천가를 불렀다"고 쏘아붙였다.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포용적 성장을 강조했지만 2년간 29%나 오른 최저임금으로 폐업위기에 몰린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지 못해 허덕이는 청년들, 문재인 정부는 그 누구도 포용하지 못했다"며 "수출 6000억불을 달성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평균의 착시일 뿐 정부 지원과는 하등 상관없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업은 매출도 수익도 곤두박질치기만 했다"고 상기시켰다.

또한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정작 소득주도성장 이후 소득양극화가 더 악화됐다는 사실은 숨겼다"며 "문재인 케어를 비롯한 복지성과를 자랑했으나, 20년 30년 후를 대비한 재정까지 모조리 끌어다 쓴 미래세대를 약탈하는 '화전민 식' 복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태우 수사관이 폭로한 청와대 민간인 사찰,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용기 있게 공개한 청와대 민간기업 인사개입과 바이백(국채 상환) 취소 지시로 인한 국고농단, 그리고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을 카페로 불러내는 안하무인 행태까지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지금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청와대 권력 적폐다.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문에) 낙하산, 인사 파행, 채용비리 의혹 등 불공정에 대한 자기 반성은 전혀 없다"며 "국민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는 대통령, 실패한 경제정책을 바꾸지 않는 대통령의 아집이 두렵다"고 경고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1월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얘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1월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얘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평화당은 이날 오전 원내지도부가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비판에 나섰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경제정책 방향이 옳다고 하는 것에 대해선 대통령 인식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포용국가'의 방향, '포용적' 정책발전 문제는 인정하고 동의하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포용'이라는 구호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방법론은 별개로 구분하고 문재인 정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여러 조치가 이뤄지는 상황이 현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는데 분명 일조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정책 방향이 잘못됐다는 인식 전환 없이 성과만 강조할 경우 오히려 더 많은 부작용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으로 포용적 성장정책이 옳더라도 실행을 위해선 수순과 속도를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현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여야 간 협치의 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원내대표는 "경제정책 방향이 옳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야당과의 협치나 이런 것은 굉장히 어려워진다. 현재 경제위기라고 인정한다면 협치에 의해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며 "반드시 해야 할 목표를 축소해서 제시하고, 실질적 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생각을 모아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디 다시 한 번 이념에 갇히기 보다는 실사구시적인 자세로 올해 국정을 운영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의원 역시 "비핵화를 위한 대북·대미 외교문제에 대해서는 적극 지지한다. 현 경제위기에 대한 인식, 특히 실패한 고용정책을 솔직히 인정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경제정책 변화 없이 '그 방향이 옳았다'고 지표상 여러 가지를 설득하는 것은 위기를 인정하고 실패를 인정한 것과 이율배반 되는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대통령이 외교는 물론 민생경제를 위해, 특히 고용문제에 대해 매진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월1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김태우 수사관, 신재민 전 사무관의 공익제보를 대하는 문 대통령의 태도를 두고 "특검법 발의를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도 정치권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 수사관의 폭로에 대해 '자신이 한 혐의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고 있다'고 개인문제로 치부하고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했었다.

이를 두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의원총회에서 "수사 가이드라인"이라며 "특검법 발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반드시 특검을 관철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며 "그동안 국민이 가진 의혹을 밝혀내 이 정권이 사찰한 것을 밝히겠다"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해 '자기가 가진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갖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용기있는 폭로를 치기로 폄훼했다"며 "대통령 중심의 권위주의적 세계관"이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번 신년사에 대해 "대한민국이 비상상황으로 허심탄회한 반성과 대안을 기대했는데 결국 스스로 칭찬하는 공적조서만 낸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이 정부 경제정책은 사람중심이 아니라 사람잡는 경제란 말이 있다. 경제정책을 끝까지 고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보면서 대통령은 정말 불통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외교안보현안은 남북관계에 매몰되어 한미, 한일, 한중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비핵화도 북한 비핵화를 겨우 꺼내놓긴 했는데 본문보면 (북핵 폐기론 없이) '한반도 비핵화'만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등 주요당직자 및 의원들이 1월10일 오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등 주요당직자 및 의원들이 1월10일 오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같은날 이해식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경제와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 중심, 민생 중심의 회견이었다"며 "'사람 중심 경제', '혁신적 포용국가'를 기치로 '다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잘 드러난 신년의 다짐"이라고 평가했다. "초지일관 경제와 민생을 최우선으로 했다"고도 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씀대로 '여전히 고단한 국민들이 많은 것'은 경제적 성과가 국민 모두에게 고루 돌아간 것이 아니라 재벌 대기업과 소수의 고소득층에 집중돼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이 극심해졌기 때문이라는 경제 진단에도 뜻을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함께 잘사는 경제'를 위해 민주당도 비상한 각오로 문 정부의 노력에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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