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일 교원단체 교직동, 한국교총 신년회에 처음으로 축하 메시지 보내
지난 2011년 이래 교직동이 축하 서신 보내온 것 이번이 처음
교직동은 서신에서 "새 세대들에게 판문점 선언, 평양 공동선언의 정당성과 생활성 심어줘야"
"올해 北南 관계 발전과 조국 통일 위업 수행에서 획기적 전환 가져오는 역사적 해로 빛내기 위해 성과 있길"
일각에서는 "학생들에게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의 정당성 가르치라는 것은 교실을 정치판으로 만들자는 것"

문재인 대통령(右)과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右)과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북한 유일 교원단체인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 중앙위원회'(교직동)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년회에 처음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교총 주최 교육계 신년교례회장에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의 축사가 끝난 후 사회자가 대형 스크린에 편지 한 통을 띄우고 요약본을 읽어내려가자 주위가 술렁거렸다. 요약본은 북한 교직동에서 보내온 축하 서신이었다.

한국교총이 신년교례회를 시작한 지난 2011년 이래 북한 교직동이 축하 서신을 보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직동은 서신에서 "우리는 교육계 신년교례회가 새 세대들에게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의 정당성과 생활력을 깊이 심어주고 그들을 선언 리(이)행의 믿음직한 역군으로 키워나가는 큰 걸음을 내짚는(내딛는) 계기로 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한다"고 했다.

또 "올해 북남 관계 발전과 조국 통일 위업 수행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오는 역사적인 해로 빛내기 위해 귀 연합회 통일교육 활동이 커다란 성과가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합의된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의 정당성을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라는 것이다.

이날 한국교총을 놀라게 하는 일은 또 있었다. 매년 초청장을 보내도 한 번도 오지 않았던 전교조 위원장이 이날 처음 신년교례회에 참석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발생 5년이 다 되어가는 세월호 추모 노란 리본을 달고 행사장에 등장했다. 권 위원장은 "이 자리가 교총 내부 행사인 것은 알지만, 제가 협력하고자 온 것을 고맙게 받아줬으면 좋겠다"며 "올해 한반도 평화가 정착하면서 남북 교사 교류 활성화 관문은 전교조와 교총이다. 둘이 힘을 모으면 남과 북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영구적 평화를 가져올 거라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교총 신년교례회는 문재인 정부 들어 달라진 남북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현 정부가 교과서를 개편해 좌편향된 역사 인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는 상황에서 북한 교원단체까지 학생들에게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의 정당성을 가르치라는 것은 교실을 정치판으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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