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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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받는 가운데 수도 테헤란에서 8일(현지시간) 개막한 자동차 전시회 ‘테헤란 오토쇼’가 파리만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테헤란 오토쇼는 1년 전 열린 지난해 행사와 마찬가지로 테헤란 남부 대형 전시장 샤흐르 아프탑 센터에서 열렸다.

행사 일정은 지난번과 같은 나흘간으로 정해졌지만 행사장에 전시된 신차는 눈에 띄게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이 제재를 복원하기 전인 지난 행사에는 이란 국내 자동차 회사는 물론 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푸조, 도요타 등 외국 회사 등 36개사가 참여해 중동 최대인 이란의 자동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올해 행사에 전시 부스를 차린 자동차 회사는 4곳에 그쳤다.

2곳은 이란 국영 자동차 회사 이란코드로, 사이파였고 나머지는 중국의 베이징자동차그룹(BAIC)과 항톈(航天)오토 2곳이 채웠다.

이들 중국 회사가 선보인 차종도 이란 국내에서 조립한 모델이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1단계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고 이란에 대한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란 정부도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외화 유출을 줄이려고 외제 차 수입을 금지해 다른 나라의 신형차를 이란에서 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텅 빈 전시장 탓에 그렇지 않아도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개막일인 8일엔 이란 사이파의 차를 예약 주문하고도 계약한 날짜에 차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행사장을 돌며 항의 시위를 벌여 주변이 뒤숭숭해지기도 했다.

참여 업체 관계자는 9일 "애초에 전시회에 참여하려 했던 회사들이 속속 취소한 것으로 안다"며 "미국의 제재로 여러 자동차 회사가 이란 시장에서 철수한 탓이다"라고 말했다.

2016년 1월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가 이행되면서 과거 이란 시장에서 경험이 풍부한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퉈 이란에 재진출했다.

이들은 이란 현지 자동차 회사와 합작 법인 설립에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지난해 5월 미국 정부가 핵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모두 이란을 빠져나갔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엥 그룹(PSA), 독일 다임러, 스웨덴 스카니아, AB볼보 등이 이란 사업을 사실상 끝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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