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비핵화 진전 먼저” vs. “시도해볼만”

김정은의 4차 방중으로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상원의원들은 이에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북한 비핵화에 구체적 진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과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지지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에드워드 마키 미 민주당 상원의원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핵 위협이 오히려 더 커졌다며 2차 정상회담에 앞서 비핵화에 진전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마키 의원은 이날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 비핵화에 의미 있는 진전이 더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에 실제로 대처하는 것보다 그런 척을 하는데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번째 미북 정상회담에서 분명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핵 위협은 더 높아지기만 했고 김정은 정권은 계속해서 핵물질과 탄도미사일을 생산하고 있다”며 “북한이 이러한 활동을 계속하고 단 한 명의 사찰관도 이런 시설을 조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김정은이 비핵화에 진지하다는 믿음에 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키 의원은 “나는 계속해서 고위급 간 직접 관여를 지지한다”면서도 “그러나 정치극이 아닌 세심하고 일관된 외교에 의해 뒷받침되는 강력한 경제제재만이 북한의 위협을 진정으로 낮출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벤 카딘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은 북한 비핵화에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딘 의원은 이날 VOA에 “2차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비핵화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적어도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신고하고 북한 비핵화 계획이 마련된 후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리처드 블루멘탈 민주당 상원 군사위원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는지가 문제”라며 “대북제재를 더 효과적으로 집행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늘리는 것이 미북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더 나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중진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 외교위원은 “북한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때마다 김정은의 위상만 올라가고 김정은이 자신을 ‘합리적인 사람’으로 묘사함으로써 국제적 결의를 약화시키려는 계략에 힘을 실어줄 뿐”이라며 회담 개최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루비오 의원은 “미북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더 나은 방법이라는 것은 없는데 그 이유는 김정은은 미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의원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2차 미북정상회담을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와 연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드너 의원은 “2차 미북정상회담이 단순히 지연을 위한 김정은의 핑계거리에 불과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을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말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에 2차 미북정상회담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2차 미북정상회담은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지난해까지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를 맡은 존 코닌 상원의원은 “(북한과) 대화를 하고 김정은이 우리에게 미사일을 쏘지 않는 한 어느 정도 진전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와 같은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012년 대선주자였던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2차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두겠다”며 말을 아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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