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北·中 김정은 방중 공식발표 후 국정원 "징후 파악한 정도…동선파악 어려워"
"일정이나 동선 밝혀진 게 없어 예의주시중…北·中 정상회담 날짜, 잘 모르겠다"
野 "김정은, '조선반도 비핵화' '제재완화' 후원자 돼달라 요청하러 간듯"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네번째 중국 방문을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1월8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의 출발 영상으로, 동생인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네번째 중국 방문을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1월8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의 출발 영상으로, 여동생인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역대급 친북(親北) 기조'로 우려를 낳아온 문재인 정권 청와대가 북한 김정은이 7~10일 중국 방문차 7일 출발할 시점에는 방중 사실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사전에 정보를 공유했다'는 청와대의 포괄적 설명이 있었지만, 8일 오전 북·중이 각각 김정은 방중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에야 통보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오후 브리핑에서 김정은 방중을 계기로 "중국과 북한 간의 교류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방중을 북·중으로부터 통보받은 시점에 대해선 "외교 관계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며 "사전에 충분히 긴밀하게 소통해왔고 정보를 공유해왔다"고만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당일 오전 북·중의 공식 발표 전 김정은 방중을 통보받았지만 그 전까지는 '징후 파악'에 그쳤을 뿐, 7일 김정은 출발 사실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김상균 제2차장은 8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이은재 간사 의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방중을 사전에 알았는지에 대해 "징후들을 파악한 정도"라며 "중국 단둥에서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예의주시했다"고 밝혔다고 야당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국정원은 다만 김정은의 동선에 관해선 "구체적인 동선 파악은 어렵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번 방중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7~10일 3박4일간 중국 시진핑 주석 초청에 의해 중국을 공식 방문한 것"이라며 "신년사에서 경제 관련 얘기를 했기 때문에 경제산업시설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일정이나 동선이 밝혀진 게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시진핑 회담 일정에 대해서도 "10일까지 중국에서 있는데 그 안에 정상회담이 있다"며 "날짜는 잘 모른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정원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은 전언을 소개하고, "실질적인 방중은 모두가 예상하는 것처럼 '결국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전체 비핵화, 제재완화 문제에 대해 중국으로부터의 호응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비슷한 보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당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는 김정은 방중에 대해 "겉으로는 비핵화를 외치지만 결국 핵보유 국가에 대한 중국의 후원을 얻으러 간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은) 중국에 든든한 후원자가 돼 달라는 요청을 하러 간 것이고, 이런 행보는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한·미 동맹을 약화함으로써 그들이 외치는 '조선반도 비핵화'를 꾀하기 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으로서는 철저히 이 부분에 대한 움직임에 대해 질타하고 우려를 전달하면서 정부의 입장 전환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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