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현지 시찰 마치고 조어대 복귀 후 북경반점서 오찬
시진핑과 오찬했는지 여부 불확실
김정은 전용열차, 오후 2시 베이징역에 출발...10일 오전 북한 땅 진입

김정은 등 방중단 일행을 태운 전용차가 9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징 조어대를 떠나 젠궈먼와이다제(建國門外大街)를 통과 중이다. 김정은은 이날 산업현장 시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김정은 등 방중단 일행을 태운 전용차가 9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징 조어대를 떠나 젠궈먼와이다제(建國門外大街)를 통과 중이다. 김정은은 이날 산업현장 시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을 4번째 방문 중인 김정은이 9일 오후 귀국길에 올랐다. 당초 북중 언론매체와 외신은 김정은이 10일까지 중국에 머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는 김정은 방중 관련 소식은 없었다. 다만 해외판 1면에 한 문장으로 단신처리했을 뿐이다. 전날 중국 국영CCTV도 단신으로 김정은 방중 소식을 보도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의 이 같은 보도행태는 작년 김정은의 3차례 방중 때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김정은의 3차 방중이 있었던 지난해 6월 CCTV는 이례적으로 방중 지도자의 행보를 귀국 전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정은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부인 리설주와 중국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CCTV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날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김정은 부부를 맞는 광경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중국 리커창 총리,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 왕치산 국가 부주석 등이 북중 정상회담과 만찬, 공연 관람 행사 등에 참여했다. 김정은은 “중국은 우호적인 위대한 이웃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매우 존경하고 신뢰할 수 있는 위대한 지도자”라고 극찬했다. 반면 이번 방중에선 북중혈맹을 과시하는 지도자의 발언이나 사진 또는 비핵화 관련 발언 등이 아직까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김정은은 방중 이틀째인 이날 오전 이좡(亦庄)의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내 생약 제조업체인 동인당(同仁堂·통런탕) 공장을 방문했다.  이후 숙소인 조어대(釣魚台)로 돌아갔다가 정오께 다시 나와 최고급 호텔인 북경반점에 도착했다. 이날 북경반점은 오전 11시께부터 통제가 시작됐다. 당초 김정은은 관례대로 조어대에서 시 주석 부부와 함께 오찬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베이징 시내 한복판에 있는 최고급 호텔 북경반점으로 오찬 장소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시진핑과 오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중정상은 전날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이어 김정은의 생일 잔치를 겸한 환영만찬을 4시간 정도 진행했다. 그러나 관련 사진이나 언론보도는 발표되지 않았다.

김정은의 이번 방중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중국은 북한을 미국과의 무역 분쟁의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선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 달래기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춘근 박사는 중국은 현재 북한을 도와줄 형편이 못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계획과 관련해 발표할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해 우리는 발표할 일정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이런 입장은 김정은의 이번 방중으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해 김정은은 중국을 3번 방문했고, 뒤이어 폼페이오 장관도 북한을 방문했다. 애덤스 대변인은 김정은의 이번 방중에 대한 논평 요청에 "중국 측에 문의하라"고 대답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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