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진급 인사자료 잃어버린 정모 前 청와대 행정관, 같은날 육참총장 이어 국방부 인사책임자 거론 인사도 만나"...채널A 보도
곤경에 빠진 김용우 육참총장 "'요즘 뉴스 보기 싫어졌다"

여석주 전 국방정책실장(좌)과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우).
여석주 전 국방정책실장(좌)과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우).

담배를 피우다가 군(軍) 장성 진급 관련 인사자료를 분실한 사실이 드러난 청와대 인사수석실 정모 전 행정관이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카페에서 만난 당일, 국방정책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사와도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고 채널A가 8일 저녁 보도했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정 전 행정관은 김 총장을 만난 2017년 9월 같은날 청와대 행정관이던 심모 대령과 함께 당시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하마평에 오르던 여석주 씨를 만났다. 심 대령은 정 전 행정관이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만날 때도 동석했던 인물로, 그해 12월 준장으로 승진했다.

정 전 행정관과 심 대령이 만난 여석주 씨는 예비역 중령 출신이다. 그는 그해 11월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에 임명됐다가, 이번 사건이 공개되기 직전인 이달 1일 국방정책실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심모 행정관이 준장으로 진급할 당시, 여석주 씨는 국방정책실장을 맡고 있었다. 국방정책실장은 국방부 내 서열 3위로, 인사를 비롯한 국방부의 대내외 정책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채널A는 “정 전 행정관과 여석주 전 국방정책실장이 만났을 때는 저녁 술자리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여 전 실장은 채널A와의 통화에서 “당시 심 대령이 정 전 행정관을 소개해준다고 해서 만났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채널A는 이어 “여 전 실장 설명대로라면, 정 전 행정관은 김 총장과 여 전 실장을 (같은날) 따로 만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5급 행정관이 육군 최고 사령탑인 4성 장군 육군 참모총장을 사실상 ‘호출’한 것은 물론, 국방부 인사 실무책임자로 유력시되던 여 전 실장까지 만났다는 것이다.

육군은 정 전 행정관과 두 사람의 비공식 회의가 있기 전인 2017년 7월, 국방부에 후반기 장군 진급이 가능한 대상자 명단을 국방부에 넘겼다. 정 전 행정관과 김 총장, 여 전 실장이 만난 9월은 육군 장성급 인사 절차가 진행 중인 시기였다. 김 총장은 장성 진급 추천권이 있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이 실무를 담당한다. 이날 정 전 행정관과 여 전 실장의 만남이 있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청와대의 군 인사 개입에 대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7일 오전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행정관이 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만났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나, 4급 행정관(정 전 행정관·최초 4급으로 알려졌으나 5급)이든 인사수석이든 다 똑같은 대통령 비서다”며 “총장을 만나더라도 수석이 만나는 게 예의라고 생각이 들지만, 행정관이라고 해서 만나지 말란 법은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 전 행정관이 여 전 실장을 만난 데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은 최근 파문과 관련, 8일 청와대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부대기 및 준장 진급자 상점검 수여식에서 “공보실을 통해 제 입장은 말씀드렸다. 요즘은 뉴스 보기 싫어졌다”고 밝히며 복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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