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아기의 생명을 보호한 이종락 목사(65)와 화재현장에서 방범창을 뜯고 이웃을 구한 장원갑 씨(53)이 LG 의인상(義人賞)을 받는다.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만들어진 상이다.
LG복지재단은 8일 이 목사와 장 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LG 측은 올해부터 ‘우리 사회와 이웃을 위한 선행과 봉사로 귀감이 된 시민들’로 수상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상을 받는 이 목사는 2009년부터 서울시 관악구 주사랑 공동체교회에 베이비박스를 설치해, 지금까지 1,519명의 아기를 보호했다. 베이비박스 안은 아기가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정 온도가 유지되고, 누군가 아기를 박스에 놓으려 할 때는 소리가 울려 즉시 실내에서 알 수 있도록 했다.
이 목사는 박스에 아기를 놓고 가는 보호자를 설득해 다시 데려가도록 하기도 하고, 보호자에게 생활비와 육아용품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상을 받으면서 “더 많은 아기를 보호하고, 미혼 부모를 지원하는 데 힘쓰겠다”며 “내가 상을 수여받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위기영아와 미혼부모들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화재현장에서 이웃을 구해 의인상을 받는 장 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경 부산광역시 동구 주변을 산책하다 화재를 목격했다. 그는 현장에 달려갔고, 미처 화재가 발생한 집을 탈출하지 못한 노인이 창문에 기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불이 난 집의 출입문이 열리지 않자, 장 씨는 돌로 방범창을 뜯어 노인을 구출했다. 불이 번질 것을 우려해, 옆집에도 불이 난 사실을 알려 노부부를 대피시켰다. 구조 당시 장 씨는 허리와 다리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버려지는 아이들을 위해 10년동안 한결같이 헌신해 온 이종락 목사와,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한 장원갑씨의 이웃사랑 정신이 우리 사회에 많이 퍼져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