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스 에세이 37편] 나치는 어떻게 독일 농업을 사회주의화 했나
[미제스 에세이 37편] 나치는 어떻게 독일 농업을 사회주의화 했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루드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는 그의 저서 『인간행동』(Human Action)에서 사회주의가 수립되는 두 가지 패턴을 구분했다. 첫째는 그가 “레닌 패턴 혹은 러시아식 패턴”이라 부르는 “순수한 관료적 형태다. 모든 공장, 상점, 그리고 모든 농장을 공식적으로 국유화한다.” 미제스에 따르면 두 번째 패턴은 “힌덴부르크 패턴 혹은 독일식 패턴”인데, 미제스는 이것은 나치가 독일에 사회주의를 수립했던 바로 그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패턴의 사회주의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미제스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두 번째 패턴은....명목상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는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소유권이 유지되고 통상적인 시장, 가격, 임금 및 이자율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곳에 기업가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상점 관리자(shop manager) (나치의 용어로는 경영지도자 Betriebsfuehrer)만이 존재한다. 상점 관리자들은 겉보기에는 자신들에게 맡겨진 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구매하고 판매하며,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해고하며,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보상을 하며(역주: 즉 임금을 지급하며), 채무 계약을 맺고 이자를 지불하며 원금을 상환한다. 하지만 이 모든 활동을 함에 있어서 그들은 생산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정부의 최고 기관이 내리는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이 기관 (나치 독일의 제국경제성)은 상점 관리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얼마의 가격에 누구로부터 구입하여 얼마의 가격에 누구에게 판매할 것인지를 지시한다. 이 기관은 모든 근로자에게 그의 직업을 할당하며 그의 임금도 결정한다. 이 기관은 또한 자본가들이 그들의 자금을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위탁해야 하는가도 결정한다. 시장교환은 그저 시늉에 불과하다. 모든 임금, 모든 가격 및 이자율은 정부에 의해 결정된다. 외형상으로는 임금도 존재하고, 가격도 존재하고, 이자율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사실상은 각 시민들의 직업, 소득, 소비, 그리고 생활수준을 결정하고 있는 정부 명령을 단순히 수량적으로 나타내는 것일 뿐이다. 정부가 모든 생산 활동을 지시한다. 상점 관리자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시장의 가격 구조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복종한다. 이것은 자본주의라는 용어의 외피를 뒤집어쓰고 있는 사회주의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사용하는 몇몇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그 용어들은 시장경제에서 의미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을 의미한다.(『인간행동』, pp. 713-714)

나치가 행했던 경제정책이 실제로 여기서 말하는 사회주의 패턴에 들어맞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라면 책 한 권에 담아야 할 정도로 광범위하겠지만, 역사적 사례를 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나치 독일 당시 독일 경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던 독일 농업을 통제했던 제국식량국(帝國食糧局, Reichsnährstand, Reich Food Estate 또는 Reich Food Corporation)을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 기관은 나치가 권력을 장악하고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1933년 9월에 설립되었고, 나치의 농업성 장관인 발터 다레(Walther Darré)가 그 수장을 맡았다. 그의 초창기 선전선동(propaganda)의 내용을 보면, 다레는 이 패턴의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라는 용어의 외피를 쓰고” 운영된다는 미제스의 분석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반(反)나치 인쇄물들은 제국식량국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대해 다레에게 전권을 주기 위해 설립된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1) 농부들이 자기 자신의 토지를 경작할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조합(association)에 가입해야만 하는지 여부.

(2) 어떤 작물을 어떻게 경작해야 하는가.

(3) 어떤 작물을 언제 판매해야 하는가.

(4) 누구에게 얼마에 판매해야 하는가.

(5) 구매자가 구매한 것을 재판매하는 가격.

다레는 농부들이 국가적인 의무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자유로워야만 한다고 응수했다. 이런 주장과 관련된 한 연설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각 농부들이 자발적으로 무조건 따를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각 농부를 식량 보급을 위한 전장에서 싸우는 군인으로 보고 명령을 내립니다만, 우리는 농부가 자신의 국가적 의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그에게 자유를 주어야만 합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의 땅에서 자유롭게 사는 농부들에게만 엄격한 경제적, 문화적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다레가 말하는 “자유”란 농부 스스로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자신의 재산을 사용하고 자발적으로 교환에 참여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사실은 그것과 정반대다. 역사가 러빈(Clifford R. Lovin)은 이렇게 표현했다.

“다레는 농부들이 경작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 없이 경작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자유롭게 된다고 생각했다. 이 자유를 보장해주는 방법들 중 하나가 농부들의 수입을 종종 열악한 수준까지 낮추는 자유 시장 및 가격변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 말은 마치 재산권을 보장해주는 주장처럼 들린다. 하지만 농부들이 자신들의 토지를 계속 보유할 수 있다고 하는 다레의 “보장”은 사실상은 재산권을 완전히 제거하는 법인 제국토지상속법(Hereditary Farm Law, Reichserbhofgesetz)에 의거하고 있었다. 이 법에 의하면, 농부들은 자신의 토지가 저당 잡히고 압류되는 위험으로부터 보호(이는 제국식량국이 신용조합들을 통제함으로써 가능하다)를 받지만, 동시에 자신의 토지에 법적으로 영구히 묶이게 된다. 이 법에 따르면 308헥타르 이상의 토지는 단 한 뼘의 땅도 분할하거나 판매하거나 대출담보물로 이용할 수 없다. 이 법은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농부들로부터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완전히 제거하고, 농부들을 제국식량국이 봉건 영주 행세를 하는 새로운 형태의 농노로 만들어버렸다. 바로 이것이 다레가 말하는 “자유” 및 “재산권”의 의미이다.

러빈(Lovin)은 또한 다레에 따르면 제국식량국의 기본적인 목적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불확실성으로부터 농민들을 안심시켜 그들이 식량 생산자 및 문화 보지자(culture bearer)로서 조국에 보다 더 잘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비록 러빈이 미제스가 말하는 “독일식 패턴의 사회주의”의 특성에 대해 거의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는 매우 분명하게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식량국의 다양한 의무와 책임은 방대하고도 고도로 조직화된 관료제에 의해 관리되어야만 했다.” 제국식량국 자체의 하위 부서로 정책부(Policy Department), 관리부(Administrative Department), 그리고 농업교육, 신용, 토질 유지 관리, 임업, 가정 경제, 축산, 청소년 조직, 농업 관련 선전선동, 수출과 수입 및 (당연히) 각각의 농산물을 관리하는 각각의 하부 기관을 통제하는 중앙 부처 등과 같은 수많은 하부 부서들이 있었다.

“시장부” (Market Bureau)는 “한 작물이나 작물 그룹의 생산, 가공 및 판매와 관련된 모든 개인들을 포함하는” 일단의 연맹들(Hauptvereinigungen)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연맹들은 표면상으로는 독립적이었지만, “제국식량국이 제시하는 정책 지침을 따랐다.” 그리고 이 정책 지침들은 “책임 있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시장 조건들을 만들어야 하는 전문가들” 및 각각의 상품들의 교환비율을 책정하는 “가격 설정위원회”(price board)로 구성된 “관리위원회”(administrative council)에 의해 결정되었다.

보다 최근의 문헌에서 역사학자인 사라이바(Tiago Saraiva)는 새로운 품종의 작물을 개발하고 규제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역할을 했던 제국식량국의 종자 포고령(Seed Decree)에 대해 밝히고 있다. 어떤 작물의 새로운 품종들은 재배가 허용되기 전에 제국식량국의 하위부서인 제국농림생물학연구소의 승인을 받아야만 했다. 검사를 받은 수백 종의 종자 중에서 생산과 소비 승인을 받은 것은 64개뿐이었으며, 이것들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고정된 가격이 주어졌다. 사라이바가 밝히고 있듯이 “어떤 새로운 품종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시장이 아니었다. 그 가치는 [제국식량국]에 의해 수립된 전반적 식량정책에 의거해 [제국생물학연구소]가 책정한 것이었다.”

러빈과 마찬가지로 사라이바도 “독일에서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수많은 농업 관련 단체들(associations and societies)을 장악하면서 설립된 [제국식량국]은 고정가격과 생산 통제를 함으로써 이 나라의 자유 농산물시장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쓰고 있다. 러빈이나 사라이바 모두 자본주의 옹호자들이 아니지만(사실상 이들은 이 입장과는 극단적으로 반대되는 입장에 있다), 미제스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들도 나치가 입으로만 재산권을 외쳤을 뿐 실제로는 미제스가 말한 “독일식 패턴의 사회주의”에 전적으로 부합되는 명령경제를 수립했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다.

 

[글쓴이] Chris Calton

크리스 칼톤은 2018년 미제스연구소 연구원이며 경제사 전문가이다. 그는 저술가로서 그리고 Historical Controversies라는 팟캐스트(podcast)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이] 권혁철(한독경제연구소장)

원문) https://mises.org/wire/how-nazis-converted-german-agriculture-socialism

▶ 자유와 시장경제에 관한 더 많은 글을 「미제스와이어」(www.mises.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