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조선일보 통화 입장표명…"위원직, 조직위 임명권한"
'말바꾸기' 시비엔 "정치쇼 단일팀·금강산 전야제 반대" 반박
NYT 기사 공유 "女아이스하키팀 장기판 졸로 전락" 재강조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최근 '여자 아이스하키팀 희생' 논란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남북 단일팀 출전 반대 서한을 보낸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자신을 겨냥한 '평창올림픽 위원직 파면' 공세를 극성 친문(親文)지지자들의 행각으로 간주, "올림픽조직위원회 고유 권한"이라고 일축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을 평창올림픽위원에서 파면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글 찬성자 수가 공식 답변 요건(한달 내 20만명 찬성)에 근접한 것과 관련, "조직된 일부 정권 열성 지지자들이 청와대에 청원을 넣었지만 올림픽조직위가 갖고 있는 위원직 임명 권한을 현 정부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 의원은 "남북 단일팀은 선수 당사자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은 정치적 쇼잉(showing)에 불과하며 인생을 쏟아부은 선수들이 정권의 정치쇼에 희생당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남북단일팀에 대한 여론이 상당히 나쁘다는 것을 현 정권도 알고 있다"며 "그런데도 정권은 단일팀을 강행했고, 이는 국제 사회에 마치 한국인들이 단일팀을 지지하는 듯한 인식을 줄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나 의원은 "그래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전 위원 자격으로 IPC와 IOC에 단일팀과 관련한 국내의 부정적 여론을 전달한 것"이라며 "북한의 지금 평창올림픽 참가 제스쳐가 평화·통일과는 상관없다는 것을 국민들은 뻔히 알고 있고, 그런 반대 목소리를 국제 사회에 전달했다"고 했다. 

나 의원은 지난 19일 "남북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공동 입장은 올림픽 헌장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IPC와 IOC에 전달했다. 이후 '나경원 의원 평창올림픽 위원직을 파면시켜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나흘 만인 23일 오후 현재 찬성자가 18만명을 넘어섰다.

"예전엔 북한 선수들의 평창 참가를 독려했으면서 이제 와서 말을 바꿨다"는 여권과 친문 언론·지지자 등의 공세에도 나 의원은 "사실을 완전히 잘못 얘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정당한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여에 찬성하고, 북한 선수단 관계자들을 수차례 만나 이와 같은 의사를 전달했었던 건 사실이이지만 '지금과 같은 정치적 쇼잉의 단일팀은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나 의원은 "단일팀뿐 아니라 마식령 스키장 훈련과 금강산 전야제 또한 반대"라며 "올림픽과 전혀 관련없는 이벤트이고 이 시설을 이용하면서 북한에 돈을 낸다면 대북 제재 위반도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듭 "단 한 푼의 돈이라도 북한에 넘어가면 그건 대북 제재 위반"이라며 "또 우리 국민(고 박왕자씨) 피살 사건에 대한 사과도 한마디 받아내지 못한 채 금강산 관광을 사실상 재개하려 하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웠다.

나 의원은 최근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의 방남(訪南)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방남 약속을 취소했는데 이에 대한 설명도 듣지 못했고, (한국에서 대령급인 북한군 대좌 인사임에도) 의전도 맞지 않았다"며 "야단법석을 떨며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사진=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한편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2일(현지시간)자 뉴욕타임스(NYT)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팀, 남북 단일팀 구성의 희생양 되다(For South Korean Hockey Team, Unity With North Is a Sacrifice)' 기사를 공유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위해 여자 아이스하키팀 선수들을 장기판의 졸로 전락시킨 문재인 정부의 졸속 남북 단일팀 구성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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