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신문, 지난달 남북 철도연결 착공식 관련 불만 표출
"문제는 그것이 형식만 갖춘 반쪽짜리 착공식이라는 것, 행성 어디 둘러봐도 그런 사례 찾아보기 힘들어"
"美가 북남관계가 조미관계보다 앞서면 안 된다는 몰상식한 태도 취해...지금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과감히 달려야"

지난해 12월 26일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右)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6일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右)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남북 철도연결 착공식을 진행하고도 대북제재에 막혀 실제 공사를 실행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노동신문은 3일 '북남관계는 조미관계의 부속물로 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지난해 말 개성에서는 북남철도·도로련결 및 현대화착공식이 진행됐다"며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는 첫걸음, 긴긴 세월 갈라져 사는 겨레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가셔주기 위한 의미있는 행사가 아닐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형식만 갖춘 반쪽짜리 착공식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라며 "행성의 그 어디를 둘러봐도 착공식을 벌려놓고 이제 곧 공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선포하는 례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또 "착공식에서 남측 관계자들은 '분위기가 조성돼야 실질적인 착공과 준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번 착공식은 철도 연결을 위한 상징적인 조치이다', '비핵화 문제가 전진하기 전에 남북관계 개선이 속도를 내는데 대해 미국의 불만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실제적인 공사는 많은 산을 넘어야 할 것이다'라고 구구한 설명을 달았다"라며 "착공식이면 착공식이지 실질적인 착공이 아니라는 것은 무엇이고 당사자들이 모여 공사를 시작하자고 선포했으면 그만이지 누구의 승인이 있어야 실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그러면서 "미국이 북남관계가 조미관계보다 앞서면 안 된다는 몰상식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이 눈치, 저 눈치를 다 보며 주춤거리고 뒤돌아볼 때가 아니라 과감히 북남관계발전을 위해 가속으로 달려야 할 시각이다"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이 이날 논평을 통해 미국에 날을 세운 것은 새해 본격적인 대화 재개를 앞두고 대북 제재 관련 의제를 부각시켜 향후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신년사와도 전반적인 기조가 비슷하다.

한편 남북은 앞서 지난해 12월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했다. 그러나 미북 핵협상 교착상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대북제재도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실제 공사가 착수되는 시점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