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좋은 관계...북한 문제 해결 서두르지 않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김정은으로부터 ‘훌륭한 편지’를 받았으며 멀지 않은 시점에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새해 첫날 ‘김정은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트위터를 날린 데 이어 다시 한 번 2차 미북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것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북한 문제 해결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김정은의 친서를 직접 들어 보이며 “김정은으로부터 방금 훌륭한 친서를 받았다”며 “그들은 이 같은 편지를 쓴 적이 없다. 이번 편지는 훌륭한 편지였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달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으며,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별도로 편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리는 북한 및 김정은과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우리는 정말로 매우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며 “나는 ‘속도’를 말한 적이 없다. 현 상황은 80년도 넘게 지속돼 온 것이다. 우리는 6개월 전에 싱가포르에서 만났으며 아마도 또 하나의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도 만나고 싶어하고 나도 만나고 싶다.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이날 회의에 참석한 각료들로 구성된 행정부가 아닌 다른 행정부가 들어섰다면 미국은 지금쯤 (북한과)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매우 크고 거대한 전쟁을 겪고 있엇을 것이며 이는 유쾌하지 않을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문제에 있어서는 서두르지 않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내가 아는 것은 더 이상 로켓과 (무기) 실험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면 대통령직은 훨씬 더 쉬웠겠지만 내가 있는 한 올바른 방향으로 일을 처리하길 원한다”며 미국 국내 문제 뿐만 아니라 중동과 북한문제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김정은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밝힌 것에 이어 이틀 연속 공개적으로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긍정적 언급을 한 것은 북한과의 협상 돌파구를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미북정상의 직접 소통 창구 역할을 해온 ‘친서 외교’가 작년 9월 이후 4개월여 만에 재개됐다는 점이다.
미북정상의 친서교류는 언론에 확인된 것만 이번이 6번째다. 김정은은 미북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특히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은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좌초위기에 처했던 역사적인 첫 미북정상회담을 되살렸다. 그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은 한글과 영어로 적힌 김정은의 친서를 트위터에 공개하며 “아주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과시했다. 또한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자리에서 양복 안주머니에 있던 김정은의 친서를 직접 꺼내 보이면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역사적인 편지”라고 의미를 부여하는가하면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라는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미북정상끼리의 이 같은 소통이 2차 미북정상회담의 개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실무단위의 접촉과 협상이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미북 고위급회담은 지난해 11월 초 막판에 갑작스럽게 불발한 후 두 달 가까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8월 임명된 후 지금까지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