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 시달리고, 韓게임산업 규제·부정적 시선 등 평소 지인들에 하소연
중국 1위 게임회사인 텐센트에 넘어갈수도...韓, 게임산업 종주국 지위 뺏기나

NXC 김정주 대표

국내 최대 게임회사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대표가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지주회사 NXC지분 전량인 96.64%를 매각키로 했다고 한국경제신문이 3일 보도했다.

한국경제신문은 김 대표가 이처럼 NXC를 매물로 내놓은 이유는 그동안 소위 '넥슨 주식 사건'으로 2년여간 수사와 재판에 시달린 데다, 게임산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규제에 지쳤기 때문이라고 게임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NXC가 보유한 계열사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전체 매각가격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는 2016년 삼성전자의 미국 하만 인수 가격인 9조2727억원과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가격인 7조2000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국내 최대 M&A 거래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의 시가총액은 약 13조원 정도이며 NXC가 보유한 지분은 47.98%로 6조원을 넘는다. 여기에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와 유럽 가상화폐거래소 비트스탬프 등 NXC가 별도로 보유한 계열사 가치에 김 대표가 지분을 매각하게 될 시 붙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전체 매각가격이 10조원을 넘는다는 추산이다. 매각주관사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이며, 이르면 다음 달 예비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인수 후보로는 중국의 텐센트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게임회사이자 넥슨의 대표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배급사이기도 하다. 거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업계선 국내에서 인수자를 찾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선 중국에서 게임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했을 땐, 텐센트가 넥슨을 인수할 경우 게임산업 종주국 자리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정주 NXC 대표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를 히트시킨 이후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등 히트 게임을 배출하며 넥슨을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회사로 성장시켰다. 업계에선 그동안 애착을 가지고 어렵게 키워온 회사를 매각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가 회사를 매각하는 이유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소위 ‘넥슨 주식 사건’으로 2년 동안 수사와 재판에 시달렸고 게임산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규제에 지쳐 사업을 그만둬야 할 것 같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혀왔다"고 한국경제를 통해 전했다. 김 대표는 최근 지인들에게 '쉬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해왔고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앞서 김 대표는 고등학교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4억2500만원에 이르는 넥슨 비상장 주식을 공짜로 준 혐의로 지난 2년 간 검찰 조사와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5월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확정을 받았지만 김 대표는 2년 간 법정을 드나들며 피로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부의 모바일게임 결제 한도 제한, 청소년 심야시간 게임 이용 금지 규제인 셧다운제 확대, 게임의 사행산업 분류 등 규제강화 움직임으로 국내 게임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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