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의 새해 신년사에 대해 ‘기대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일 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날 RFA에 “새해가 되어도 우리 내부 분위기는 달라진 것이 없다”며 “예년과 같이 새해 첫 행사로 김부자 동상과 현지 교시판에 꽃을 증정하고 조직별로 신년사를 시청하는 행사가 되풀이 되었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주민들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초기에는 신년사 내용에 귀를 기울이면서 젊은 지도자의 새로운 면을 찾아보려고 했었다”며 “2017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능력 부족을 인정하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여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다들 기대를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김정은 집권 7년이 지났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가난과 억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과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자립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최고 존엄의 신년사는 무의미한 정치행사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오늘의 신년사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적 목표 수행에 박차를 가하자는 것으로서 새로울 것이 없는 연설문이었다”며 “다만 올해 당의 정책을 반영한 가장 중요한 신년사를 전례 없이 앉아서 읽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이날 RFA에 “새해 첫 아침에 각 단위별 헌화증정식을 마치고 집체적으로 9시부터 신년사를 시청했다”며 “하지만 인민반별로 모인 주민들은 대부분 신년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잡담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올해로 김정은 집권 8년차가 되지만 신년사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는 거의 사라져 버려 형식적인 행사로 진행됐다”며 “해마다 설날이면 인민생활 향상과 인민의 행복을 주문하지만 그것은 곧 강제동원과 사회적 지원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불만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새해에도 주민들의 관심은 오로지 먹고사는 문제에 쏠려있다”며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내세워 참다운 인민의 나라, 사회주의 조국의 부강발전을 역설했지만 주민들은 자립적 국가계획경제의 성공을 애초부터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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