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사법부 신뢰회복 위해) 사법개혁 완성하겠다" 강조
지난달 법조인 200여명 김명수 사퇴 촉구 긴급기자회견
법원 내부서도 金 사태 심각성 인지 못한다는 비판 일어

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제공]
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조사를 밀어붙이며 법원 내부의 갈등을 고조시켰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김명수 대법원장이 2일 “부동이화(不同而和)를 부탁드리고 싶다. 서로 다르지만 화합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대법원 시무식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와 법관 탄핵 논란을 둘러싸고 사법부 구성원 간 반목과 불신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이 있듯 같지 않을 수 있다”며 “법원 내에 갈등과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는 당연하고 바람직하다”며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억압하는 문화가 지금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우리가 현재 겪는 어려움은 외부의 간섭 없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국민에게 돌려드리려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불가피한 일이다”며 “이를 위해 사법부의 민낯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고, 그 결과에 대한 평가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전했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 내외부에서 검찰 권력을 법원 내부로 끌어들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12일에는 ‘한반도 통일과 인권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이 김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하며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정치화와 정권의 시녀화를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법원장은 또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해 ‘사법개혁’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스스로 무너뜨린 신뢰의 탑은 스스로 다시 쌓아 올리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올해도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이란 시대적 사명의 완수를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현직 판사들은 김 대법원장이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화일보 인터뷰에 응한 재경지법의 부장판사는 “화이부동을 언급한 것은 김 대법원장이 지난해 포퓰리즘을 추구하면서 강성판사들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인 것을 반성하고, 이제부터 모든 판사의 입장을 듣고 조화를 이루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검찰수사 협조 등 일을 저질러놓고 아직 수습이 안 된 상태라 어떤 말을 해도 일선에는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외부 세력을 끌어들여 사법부의 단합을 망치고 있는 것은 김 대법원장 자신”이라며 “대법관 출신 원로 법조인 등이 사법부의 분열과 신뢰도 추락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대법원장이 현실을 외면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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