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前 부총리, 2일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특별인터뷰에서 2019년 한국 경제전망 예측
"위기 몸으로 느낀 국민들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각오로 출구를 찾을 것"
"문제 적당히 타협하다간 고통 5년 갈지, 10년 갈지 아무도 몰라...당국자와 국민의 자세에 달려있어"
"우리 국민은 저력 있어...두려워 말고 견뎌야"

이헌재 전 부총리. (사진=연합뉴스)
이헌재 전 부총리. (사진=연합뉴스)

이헌재 전 부총리가 2일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특별인터뷰에서 2019년 한국 경제전망에 대해 "한국 사회가 대전환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1997년 외환위기가 왔지만 바닥은 98년이었다. 이번 경우 작년에 진행된 위기가 올해 바닥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외환위기보다 더 극심한 위기가 덮칠지 모른다고 경고하면서도 "새까만 검은 색에 붉은 빛이 잉태돼있듯 위기 속에서 희망이 생긴다"며 긍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전 부총리는 또 "위기를 몸으로 느낀 국민들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각오로 출구를 찾을 것이며,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개인들이 결국 사회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런 국민들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만들고 교육권을 보장해 각자도생의 밑바닥을 깔아야 한다"며 "대한민국에서 태어나면 굶어죽을 일은 없다. 어느 아이든 건전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총리는 그러면서 "(외환위기를 맞은) 1997년이 유동성과 기업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경기변동상의 위기, 구조적 위기, 3차 산업에서 4차 산업 시대로 넘어가는 혁명적 위기가 중첩돼있는 한국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문제를 적당히 타협하다간 고통이 5년이 갈지, 10년이 갈지 아무도 모른다. 정책 당국자와 국민의 자세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이 전 부총리는 아울러 "정부는 민주노총ㆍ전교조ㆍ전공노와 경실련ㆍ참여연대 같은 몇몇 시민단체가 '촛불'을 주도했다고 생각해 끌려다니고 있다"면서 '우군과의 싸움'을 강조했다.

이 전 부총리는 "촛불의 주역은 변화를 추구하는 중산층이다. 정부는 누구에게도 부채 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사회 전체에 기득권이 너무 강해져 전 국민이 기득권화됐다. 그걸 깰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동문제에서 기업 구조조정까지 고통의 강도가 강할수록 빨리 좋아질것"이라며 "새해는 그 고통이 바닥을 치면서 새살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 가능성은 있다"고 얘기했다.

이 전 부총리는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은 저력이 있다. 지난 100년간 해방과 전쟁을 겪고, 경제를 일으켰다"며 "두려워 말고 견뎌야 한다. 피난민들이 세운 판자촌을 생각해봐라. 산꼭대기 빈 땅에 판자로 집 한칸을 지었다. 거기에 시멘트 벽돌을 덧대고 슬레이트 지붕을 올려가며 살림을 일으켰다. 이런 정신으로 전환기를 이겨낸다면, 다시 활발한 움직임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정신으로 전환기를 이겨낸다면, 다시 활발한 움직임이 생길 거다. 우리나라는 모두가 일류가 되려고 뭄부림치는 사회다. 그게 각자도생의 핵심이다. 일류가 되려고 하는 게 뭐가 나쁜가. 다같이 삼류가 되자고 끌어내리지만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헌재 전 부총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통'으로 20년 전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외환위기 극복의 야전사령관을 지냈고,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소추로 위기를 맞았을 때 경제부총리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경제를 안정시켰다. 현재는 원로로 돌아가 경제 현안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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