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중심경제 한계 봉착했다던 文대통령 "올해 수출 6000억 달러 달성…자부심 가져야" 갈팡질팡
정책실패 부인한 文대통령 "작년 소득주도성장 제도적 틀 만든 시기…올해 성과 체감토록 노력"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자신의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으로 어려워진 경제 현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소득주도 성장은) 한국경제의 큰 틀을 바꾸는 일이기에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촛불시위를 혁신이라고 말하면서 경제 분야에서도 촛불시위와 같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일 문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신년회를 개최했고 이 자리에는 정부와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으로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소득주도 성장은 경제의 틀을 바꾸는 일이기에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선진경제를 추격하던 경제모델이 한계에 부딪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수출중심 경제에서 내수와 수출을 균형을 이루는 성장과 가치를 창조하는 혁신, 함께 잘사는 경제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며 소득주도 성장을 추어올렸다.

문 대통령은 "잘살게 되었지만 '함께' 잘사는 길은 아직도 멀다", "수출중심 경제에서 수출과 내수의 균형을 이루는 성장도 과제다", "가치를 창조하는 '혁신'과 우리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가치를 창조하는 혁신', '우리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산업정책', '함께 잘사는 길', '수출과 내수의 균형을 이루는 성장' 등을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웠다. 그는 "선진국을 따라가는 경제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선도하는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를 키우는 경제가 아니라 경제성장의 혜택을 온 국민이 함께 누리는 경제라야 발전도 지속가능하고, 오늘이 행복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늘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내일을 위하고 자식을 위해 살아가던 부모 세대의 삶과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세대를 '오늘이 행복한 나라'를 원하는 집단으로 묘사하면서 부모 세대가 자식을 위해 한평생 아끼고 살아가는 것을 '내일이 행복한 나라'를 꿈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오늘이' 행복한 나라를 꿈꾼다.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들은 '내일을' 위해 한평생 아끼고 살았다. 자식 잘되는 것을 보람으로 여기며 오로지 일에 묻혀 살았다. 자식들을 생각하며 자신을 위해서는 잘 쓰지도 못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을 '가보지 못한 길'이라고 설명하면서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보지 못한 길이어서 불안할 수도 있다"며 "(소득주도 성장은) 우리 경제를 바꾸는 길이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소득주도 성장을 '가보지 못한 길'이라고 문 대통령은 평가했지만 경제학계에서는 소득주도 성장을 이단의 경제학이라고 표현할 정도의 비주류 이론이라고 평가한다. 

각종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2018년은 우리 경제와 사회 구조를 큰 틀에서 바꾸기 위해 정책 방향을 정하고 제도적 틀을 만들었던 시기"라며 "2019년은 정책의 성과들을 국민들께서 삶 속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민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고 불평등을 넘어 함께 잘사는 사회로 가는 첫 해로 만들어 보겠다"며 "그 모든 중심에 '공정'과 '일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가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던 문 대통령은 작년에 수출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언급하며 수출 중심의 대한민국 경제가 잘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작년 사상 최초로 수출 6000억 달러를 달성했고 이는 인구 5000만 명 이상 규모를 가진 국가 중에서는 미국, 독일, 일본 등에 이어 세계 일곱 번째다"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 국가 중에 이렇게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고 이는 매우 자부심을 가질만한 성공"이라고 한국경제를 추어올렸다.

이명박 정부였던 2011년 수출 5000억 달러를 달성한 후 박근혜 정부였던 2014년에 수출 57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수출 6000억 달러를 목적에 뒀던 대한민국 경제는 2018년까지 4년이 걸려 수출 6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1995년 수출 1000억 달러 돌파 후 2004년 2000억 달러, 2006년 3000억 달러, 2008년 4000억 달러 등 2년 텀을 두고 수출 1000억 달러를 추가 달성했던 대한민국 경제는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도 성장세 둔화에 대해서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며 "매 정부마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져 이제는 저성장이 일상화되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후 첫 해 3.0% 성장을 기록했고 작년 성장률은 2.7%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성장률은 2%대 중반이나 초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위기의 대한민국 경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문 대통령은 촛불시위와 같은 혁신이 경제 분야에서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은 더 많이 함께할 때까지 인내하고 성숙한 문화로 세상을 바꿨다"며 "같은 방법으로 경제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혁신'이 있어야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고 저성장을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다"며 "우리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민족"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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