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헤리티지 재단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 "김정은이 가시 돋친 올리브 가지 내밀었다"
조셉 윤 전 美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비핵화) 협상 진입 비용 더 높아졌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조선반도 비핵화는 미군 전력 철수하라는 뜻"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자신과 다시 만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나도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며 “북한이 위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김 위원장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식 반응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미국이 대북 제재 기조를 계속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미국 국무부는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논평할 기회를 사양한다”는 이례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1일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며 미국에 상응조치를 요구했다. 또한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대통령과 마주앉은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이날 미 월스트리스저널에 “김정은이 가시 돋친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다”고 지적했다. 올리브 가지는 화해를 상징한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이 개성 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제재 완화를 요구해 (비핵화) 협상 진입 비용이 더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김정은이 한국에 미국과 군사훈련을 재개하지 말라고 촉구한 점을 들면서 한미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먼저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김정은의 요구는 근본적으로 2017년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상태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조선반도 비핵화’는 영어로 ‘Denuclearization of Korean Peninsula’이며, 남한은 이를 ‘한반도 비핵화’로 번역한다”며 “결국 이들은 모두 같은 뜻이며, 미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미군 전력부터 철수하고 모든 대북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의 신년사에는 남한을 이용해 한미동맹을 이완시키고 국제제재를 균열시키며 한국사회를 분열하려는 대남전략을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20일 북한은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의 핵 억제력을 없애는 것이기 전에 조선(북)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며 한국에 핵 우산을 제공하는 한반도 주변 미군 전력부터 모두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원장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2차 미북정상회담을 개최하더라도 북한이 조선반도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계속 주장한다면 올해 핵문제 해결 전망은 밝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부가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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