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분 대출금리에 반영 예정…예대율·LCR 강화로 수신금리도↑

 

2019년에는 예금과 대출금리 모두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연초 대출금리를 끌어올릴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데다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시중은행의 리스크 관리 등이 시장금리를 밀어 올릴 가능성이 상당하다.

1일 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초 금융소비자들이 맞닥뜨릴 상황은 우선 대출금리 상승이다.

지난해 11월 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이 앞다퉈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했지만, 아직 대출금리에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수신금리 상승은 이달 15일 발표되는 코픽스에 반영되며, 16일 변동금리에 영향을 준다. 즉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분이 이달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코픽스는 이미 3년여 만에 최고 수준에 올라서 있다.

지난달 발표된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96%, 잔액 기준 코픽스는 1.95%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15개월 연속으로 상승한 끝에 2015년 9월(1.98%)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2015년 2월(2.03%)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코픽스의 상승행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며 변동금리의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고정금리 역시 더 오를 일만 남아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민간채권평가기관 평균 기준)는 지난달 30일 기준 2.089%로 같은 달 19일(2.026%) 이후 서서히 오르는 모양새다.

19일 금리 집계치는 지난해 1월 24일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기록이었던 만큼 시장이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역시 한국의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미국은 내년도에도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금리 인상 횟수가 한번 줄기는 했으나 한미 금리 차가 부담스러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그만큼 대출금리 인상으로 반영된다고 가정할 경우 가계 입장에선 총 2조5천억원가량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판매신용을 제외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1천427억원 중 변동금리 대출이 약 70%임을 고려한 수치다.

 

수신금리도 함께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금융사의 저축성수신 금리는 1.96%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12월 대비 0.1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이나 신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예금금리는 2%대 중반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의 11월 기준금리 인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수치인 만큼 추가로 수신금리 인상이 이뤄질 여지가 크다.

특히 제2금융권은 고객 확보 차원에서 은행과의 수신금리 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은행과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수신금리 차는 지난해 1월 0.54%포인트에서 같은 해 7월 0.67%포인트로 벌어졌다.

전반적인 금리 인상은 은퇴생활자 등 이자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정기예금을 맡겨봤자 세금과 물가상승률을 제외하고 나면 사실상 제로금리나 마찬가지인 시절을 벗어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예대율 규제 도입이라는 새로운 변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예대율 산정방식에서 가계대출은 위험 가중치를 15% 상향 조정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대출 포트폴리오를 한꺼번에 조정할 수 없는 은행들이 취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미리 수신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예수금 확보 경쟁이 벌어지면서 예금금리 인상이나 특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 예정이었던 예대율 규제 도입이 연기되기 전에도 시중은행은 특판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은행들이 대출 위험 관리에 들어갈 경우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 수요를 줄일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달부터 유동성커버리지 비율(LCR·Liquidity Coverage Ratio)도 지난해 원화 기준 95%에서 100%로 강화된다.

LCR는 향후 30일간 순 유출할 수 있는 현금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의 비율로, 이를 맞추기 위해 예금은행들이 정기예금 유치에 힘쓸 가능성이 크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31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예대율 규제 강화를 앞두고 은행권 예수금 확보 경쟁(예금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예수금이 전체 자금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대출금리 역시 밀려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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