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文 채널 늘어난 유튜브 "가짜뉴스 온상지"라며 뛰어들었지만 구독자 2만5천 못미쳐
12월18일 개국한 'TV 홍카콜라'는 30일 16만 육박…정청래, "태극기부대 의무가입" 운운
'씀' 구독자 수, 김문수·이언주·전희경 등 野정치인은 물론 한국당 '오른소리'보다도 뒤져
與圈 내부는 유시민 '팟빵' 방송에 기대 거는듯…방송개시 前 노인비하·축구論 등 발언논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지도부가 지난 11월11일 여의도 당사에 마련한 유튜브 채널 '씀' 스튜디오 오픈 행사에 참석해 개국(開局)을 축하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현 정권에 비판적인 채널이 많아진 유튜브를 "가짜뉴스의 온상지"로 규정하면서도 유튜브 경쟁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정작 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11일 이해찬 지도부까지 동참한 스튜디오 오픈 행사를 통해 유튜브 채널 '씀'을 개시했지만, 이달 30일(오후 4시 기준)까지 구독자 수 2만5000명에 미달하고 있다.

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이달 18일 공식 오픈한 채널 'TV 홍카콜라'가 30일(오후 4시 기준) 15만8000여명의 구독자를 끌어모으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것과 크게 대조된다.

민주당의 유튜브 구독자 수 실적은 ▲한국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김문수TV'(14만8000여명)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의 '이언주TV'(6만8000여명) ▲전희경 한국당 의원의 '전희경과 자유의 힘'(4만7000여명)은 물론,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3만7000여명)와 비교해도 저조한 편이다.

민주당은 당초 '100만 당원'에 힘입어 한국당의 유튜브 채널을 쉽게 꺾고 온라인 지지층을 대거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잖은 기대감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기대만큼 구독자 수 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채널명을 '씀'으로 정한 취지에 대해서는 여권 내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 페이지 캡처

'씀'은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등장하는 '수다' 영상, 최재성 의원이 복면 래퍼 마미손의 '소년점프'를 패러디해 분홍색 복면을 쓰고 '여당점프' 랩을 하는 영상, 최문순 강원지사가 눈을 가리고 나물 이름을 맞추는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내놨다.

대부분은 '예능'에 가까운 내용이었고, 대북(對北)스탠스 논란을 계기로 정부 입장을 비호하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신경민 의원은 '북한에 귤도 보내고 돈도 퍼준다고?? 누가??'라는 제목으로, 박완주 의원은 '북한에 쌀줘서 쌀 값 올랐다고??? 쌀값이 왜 올랐을까??????'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촬영했다. 박주민 의원이 이른바 '사법농단 프레임' 아래 좌경화된 사법부 내에서 일어난 '동료 법관 탄핵촉구 파문'을 사실상 지지하는 영상도 게재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 '씀'은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의 유튜브 'TV 홍카콜라'를 표적으로 폄하하는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안티 홍준표' 방송으로 이목을 끌려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24일 게재된 영상은 민주당 강병원 의원과 정청래 전 의원이 등장해'시커먼 콜라보다 속 시원하고 투명하고 톡 쏘는 사이다가 제맛'이라며 'TV 홍카콜라'를 폄하하는 발언을 주고 받았다.

이 영상에서 사이다 머리띠를 달고 등장한 정청래 전 의원은 "'홍카콜라'를 두려워하지 말라. 지금 '태극기 부대' 인원이 그 정도 인원('TV홍카콜라' 구독자 수)이다. 그분들이 다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거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의무적으로 가입'한다는 언급에 미루어, 제1야당의 전직 대표 유튜브에 '동원령'이 내려졌다고 단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소위 친박(親박근혜)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질타의 대상'이 돼 있다는 점에서 '정치 현실'과도 맞지 않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장 자극적인 내용을 올리면 인기를 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당의 공식 채널이 그렇게까지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재미있는 정치 콘텐츠를 만들면서도 현안과 이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씀'은 길게 보고 운영하는 채널"이라며 "오픈한지 한 달 반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봤다"며 "새해부터는 발 빠르게 소식을 전하는 생중계나 그동안의 시도를 바탕으로 한 고정코너 등을 정착시켜 보려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씀' 뿐만 아니라 박용진 의원의 '박용진TV'(5만여명), 정청래 전 의원의 '정청래 TV떴다'(4만1000여명)이 비교적 흥행하고 있지만, 구독자 수의 규모는 우파진영 유튜브에 미치지 못하는 양상이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이런 가운데 내년 만60세를 바라보는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노무현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반문(反문재인) 유튜브·소셜미디어를 겨냥해 "혹세무민 보도가 넘쳐난다"고 팟캐스트 데뷔를 예고하면서, 여권에 소위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모양새다.

유시민 이사장은 팟캐스트 사이트 '팟빵'에 '유시민의 알릴레오' 채널을 27일 개설했고, 30일 오후 4시 기준 구독자 수가 3만명을 넘고 있다. 다만 유 이사장이 활동을 개시하기에 앞서 논란도 적지 않다. 

과거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원 시절 60대 이상 유권자들의 '뇌'를 운운하며 노인비하성 발언을 한 바 있다는 점, 최근 들어서는 소위 '젠더 갈등'을 방관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20대 남성 지지율 이탈을 '축구 보고 게임 하느라 여성보다 불리해서'라는 취지로 규정한 발언이 유튜브 등으로 확산돼 비판론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허프포스트코리아 보도 일부 캡처

유 이사장이 장관급 정치이력에도 불구하고 '예능인'처럼 대중에게 각인되는 데 기여한 예능 프로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조차, "(유 이사장이) 나중에 찾아보면 다 틀린 이야기들"을 한다는 뒷이야기가 나온 점 역시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10월26일 알쓸신잡 제작을 맡았던 나영석 PD는 '알쓸신잡2' 제작발표회에서 '녹화의 무삭제 버전을 공개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확실히 말씀드리겠다"며 "예를 들면 유시민 선생님이 여러 역사를 말씀하신다. 그런데 나중에 찾아보면 다 틀린 이야기들이다. 그런 게 굉장히 많아서 편집하면서 알게 된다. 어쨌든 시청자 분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알려드릴 수는 없다"고 발언했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