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철도 사망사고 이후 S사 오히려 수주 더 받아"
김태우 靑 특감반 출신 수사관 10월 '동향보고'에도 포함…"정부 고위인사, S사 대표와 친분"

한국철도시설공단 전경.(사진=연합뉴스)
한국철도시설공단 전경. 기사 본문과는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들어 수주량이 급증한 철도장비업체가 철도로 인한 사망 사고 이후에도 관련 공사 등을 수주해, 정부 고위인사의 ‘입김’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실은 25일 S사에 의혹을 제기하며, 이 회사가 최근 3년간 체결한 계약 현황 자료를 제시했다. S사는 철도 차량 신호장치·통신 시스템 설계·용역 및 감리 업무를 하는 회사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코레일과 총 29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17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11월에 정부 고위 인사가 된 A씨가 취임한 이후 체결된 것이다. 총 575억인 계약 규모에서도, 지난해 11월 이후의 금액이 46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S사가 감리를 한 공사 현장에서 지난해 9월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수주 금액이 사망 사고 이후인 시점에 몰려있는 것이다. 당시 철도 사고는 기관사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사고 내용도 지난 8일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 사고와 같이 신호 장치 문제였다.

이 의혹은 청와대 특별감찰반 출신인 김태우 수사관이 지난 10월 ‘일일 동향보고’ 형식으로 민정수석 라인에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우 수사관은 당시 보고서에 “정부 고위 인사 A씨가 철도 장비 업체인 S사 대표와 개인적으로 상당한 친분이 있다”고 적었다고 한다.

민 의원 측은 “오히려 사고 이후 S사가 따낸 계약 총액이 급증했다. 여권 실세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있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국토부는 “S사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검찰 수사도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정부 조사 결과는 사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검찰도 S사에 대해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S사가 감리를 맡은 현장에서 또 같은 유형의 사고가 났다.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왜 수주가 더 늘었냐는 민 의원 측 질의에, 국토부는 “아직 유무죄 현황이 나오지 않아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관련 문건을 작성한 김태우 수사관은, 당시 보고서에 정부 고위 인사 A씨가 S사 대표와 친분이 두텁다는 의혹도 담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산하 공공기관 내부 제보자의 증언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우 수사관은 지난 1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차례에 걸쳐 A씨에 대한 의혹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다. 현역 실세이면 어떻게든 피드백이 오는데, 당시에는 아무 반응이 없었고 이후 청와대에서 쫓겨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부 고위 인사인 A씨 측은 “전혀 정제되지 않은 얘기들이 떠도는 것이다. S사 대표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그 회사의) 계약 문제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