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께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한 태양광 발전설비 ESS에서 불이 나 119 대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께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한 태양광 발전설비 ESS에서 불이 나 119 대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 있는 한 태양광 발전 설비 ESS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ESS는 태양광과 풍력 등으로 생산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한 뒤 필요할 때 내보내는 장치다.

24일 삼척소방서와 삼척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경 삼척시의 태양광 발전 설비 ESS에서 불이 나, 리튬이온 배터리 272개와 건물 90㎡가 불에 타 18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출동한 소방대는 장비 20여대와 인력 50여명을 투입해 1시간 20분 만에 큰 불길을 잡고, 3시간 만인 오후 8시 46분경 불을 완전히 진화했다.

불이 난 곳의 ESS는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담당 직원인 앱(APP) 시스템으로 상황을 확인하던 중 이상을 감지하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는 사업자가 위험 경고를 무시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제품 제조사인 LG화학 측이 지난 9월 해당 제품의 배터리가 침수돼 가동에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안전진단 과정에서 지적했지만, 사업자 측은 “문제가 발생하면 내가 책임진다”며 ESS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복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달 28일 전국 ESS사업장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산업부는 제천 ESS 사고 직후 전국 사업장에 가동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이번 화재는 가동 중단 권고 닷새 만이다.  화재가 발생한 ESS도 가동 중단을 권고받은 곳이었다. 이런 사업장은 전국 1,253곳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문제가 있는 사업장에 대해 ‘가동 중단 권고’ 조치만 내려, 사고를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화재 원인 파악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불이 나는 경우 전소해 흔적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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