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日초계기 추적 목적 레이더 운용한 적 없다"...문제 풀 對日 외교라인은 '초토화'
軍 "日초계기 추적 목적 레이더 운용한 적 없다"...문제 풀 對日 외교라인은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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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지난 20일 우리 해군 구축함이 日해상초계기 레이더로 조준했다는 日주장 부인
안상민 합참 작전2처장 "이례적 저공 비행한 日초계기 광학카메라 장비로 식별했을뿐"
이번 사건으로 韓日관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실타래 풀 對日 외교라인은 찾아볼 수 없어
朴정부에서 對日외교 담당해온 인사들, '한일 위안부 합의' 후폭풍으로 줄줄이 좌천
日소식통 "양국 간 현안 조율할 라인 사라질 수도" 우려
日정부의 韓에 대한 반감, 임계점 넘어선 듯...도쿄신문 따르면 日총리관저 관계자 "한국 상대 못하겠다" 발언
문재인 대통령(左), 일본 아베 총리.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左), 일본 아베 총리. (사진=연합뉴스)

군 당국이 지난 20일 우리 해군 구축함이 일본 해상초계기(P-1)를 사격통제레이더로 조준했다는 일본 측 주장을 부인하고 나섰다.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작전2처장은 24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해군이 일본 초계기를 추적할 목적으로 레이더를 운용한 사실이 없다. 그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해군은 20일 동해상에서 북한 어선이 표류 중이라는 구조신호를 접수해 구축함 광개토대왕함(3200t급)을 급파해 구조작업을 벌인 바 있다. 일본 측은 이 과정에서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레이더인 추적레이더(STIR)가 일본 초계기를 의도적으로 겨냥하는 위험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고 "20일 오후 3시쯤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인근 해상에서 한국 해군 구축함이 경계, 감시 임무를 하던 일본 자위대 P1 초계기를 사격 관제용 레이더로 겨냥했다"며 "이는 화기 사용에 앞서 실시하는 것으로 당시 예측할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였다"고 우리군을 비판했다.

당시 일본 초계기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까지 저공으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일본 초계기가 비정상적으로 함정 방향으로 접근해오자 광학카메라 장비로 이를 식별했다. 광학카메라 장비는 기상이 좋지 않거나 야간에 물체를 파악하는 장비로 추적레이더에 붙어 있다. 군 당국은 추적레이더가 초계기를 향한 건 맞지만 전파는 나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안상민 처장은 이와 관련 "통상적으로 보면 한 나라의 군함 상공으로 초계기가 통과하는 것은 이례적인 비행"이라며 "우리 구축함은 일본 초계기의 특이한 행동에 대해서 조난 선박 탐색을 위해 운용하고 있던 추적 레이더에 부착돼 있는 광학 카메라를 돌려 일본 초계기를 감시했고, 그 과정 중에 일체의 전파방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안 처장은 이어 "이 카메라를 작동하면 STIR 안테나가 움직이고, 레이더파 조사를 위해서는 별도로 함장의 승인하에 조사를 하게 되는데 광학카메라만 작동 되었지 전자파의 방사는 일체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안 처장은 그러면서 일본 측이 초계기에서 광개토대항함에 의도를 물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하며 "무선 교신과 관련돼서는 일부 통신내용이 인지가 됐다. 하지만 통신강도가 너무 미약하고 잡음이 심해 우리가 인지했던 것은 '코리아 코스트(Korea coast)'라는 단어만을 인지했고, 조난 선박 구조 상황 때 주변에 해경 함정이 있었기에 해경함을 호출하는 것으로 인지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안 그래도 좋지 않은 한일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4일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 들어 전 정부에서 대일 외교를 담당해온 인사들이 '한일 위안부 합의' 후폭풍으로 줄줄이 현장에서 물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상황에 정통한 일본의 외교 소식통은 "일한 관계를 위해 열심히 일했다는 이유로 적폐 인물로 찍혀 좌천되는 것은 물론 수사 대상이 된다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느냐"며 "양국 간 현안을 조율할 라인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일 외교 라인'에 대한 이해하기 힘든 인사는 연초부터 계속됐다.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실무 협상을 맡았던 이상덕 전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전 정부에서 싱가포르 대사로 임명됐지만 지난 1월 귀임 조치됐다. 외교부는 "개인적 사유"라고 밝혔지만, 외교가에선 "위안부 합의에 대한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 국장 간의 협의를 실무 지원했던 김옥채 전 주일 공사도 후쿠오카 총영사로 일하다가 올해 교체됐다. 약 4년간 주일 정무공사로 일하면서 한일 위안부 합의 등 실무를 총괄하다 지난 10월 귀국한 외교관 L씨는 아직 보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위안부 합의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다가 주일 대사관에 부임한 다른 외교관 L씨(현 주일 경제공사)도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조만간 인사 이동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월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의혹을 수사한다며 이례적으로 외교부를 압수 수색했다. 특히 검찰은 외교부 국제법률국, 기획조정실 등과 함께 대일 외교 주무 부서인 동북아국을 뒤졌다. 개인 비리가 아닌 외교 사안에 대해 외교부 압수 수색은 역대 처음이었다. 그나마 몇명 남지 않은 외교부 내 일본 전문가들은 "지금 국면에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한일관계가 이렇게 가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한탄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일 대사관 근무는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외교부는 얼마 전 내년 주일 대사관에서 근무할 외교관 3명을 모집했지만 신청자가 없었다. 외교부는 재모집을 통해서야 부임할 외교관을 겨우 모집했다. 이같은 '재팬 스쿨'의 몰락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관계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반감은 임계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 내 "이제 한국과의 관계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기류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도쿄신문에 따르면 총리관저 관계자는 "이제 한국은 상대도 못하겠다. 당분간 한국은 그냥 내버려 둔다"는 말까지 했다. 도쿄신문은 이어 "이 관계자의 말은 아베 총리의 의향을 대변한 발언으로 보인다. 향후 양국 관계가 더 냉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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