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폭로' 해명에서 드러나는 '문재인 청와대'의 5가지 모순
‘김태우 폭로' 해명에서 드러나는 '문재인 청와대'의 5가지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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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前정부 검찰 비판하면서도 해명은 前정부 검찰 자료로...정식 수사도 없었어
②'공항철도' 공기업으로 착각했다더니… 감찰반장이 준 문건엔 '민간기업' 명시
③‘사람이 먼저다’, ‘소통’ 강조했는데...김태우에 ‘미꾸라지’, ‘급 맞지 않다’는 靑
④靑 “김태우 첩보 목록, 지시 없이 본인이 만든 것”...金 “지시없이 왜 하나?”
⑤前정부 청와대 문건 공개하면서 ‘국민 알권리’...이번엔 ‘기밀누설’로 수사 시작

문재인 정권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反)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을 통해 언론사, 야당 정치인, 민간 기업체, 대학교수까지 '사찰'을 벌여왔다는 폭로가 제기되며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청와대측은 ‘언론이 휘둘리고 있다’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해명이 ‘모순되는 점이 있다’거나 ‘명쾌하지 않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 前정부 검찰 비판하면서도 해명은 前정부 검찰 자료로...정식 수사도 없었어

김태우 전 특별감찰관이 폭로한 ‘우윤근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는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검찰이 해당 건에 대해 불입건 처리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당시 검찰 수사결과를 주요 근거로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검찰’을 향한 불신을 드러내온 청와대측이 판단의 주요 근거라며 전 정부의 검찰 수사결과를 제시한 것이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SBS(14일)와 조선일보(15일)는 김태우 전 특별감찰관의 폭로에 대해 실었다. ‘비위 의혹’으로 대검 감찰을 받던 김 수사관은 ‘여권 인사들의 비위 첩보를 보고해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그가 작성한 감찰보고서에는 우윤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現 주러 대사)가 2009년 건설업자 장 모씨로부터 채용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았다가 2016년 돌려줬으며, '(수천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변호사 A씨에게 검찰 수사 무마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을 건넸는데, 이 중 1억원을 우 대사가 받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수사관은 당시 이 내용이 특감반장,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조국 수석과 임종석 비서실장에게도 보고됐으나,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이 감사를 무마했고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직무를 고의로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메일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우윤근 주(駐)러시아 대사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청와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극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민정수석실이 해당 첩보를 보고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또한 김 대변인은 "검찰이 조사했으나 불입건 처리했다"며 "2017년 8월 청와대 민정이 김 수사관의 첩보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데는 검찰 수사 결과가 중요한 판단 근거였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된 것을 근거로 ‘허위’라고 해명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우 대사에 대한 사건을 정식으로 조사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가 근거로 내세운 검찰 수사는 있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현 정부는 출범 후 과거 인권을 침해하거나 검찰권을 남용한 경우에 대해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며 지난해 12월 법무부 산하에 검찰과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전 정부 검찰조직에 대한 불신이 담겨있으며, 적폐청산의 일환이었다. 또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해 5월 브리핑 당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과거 정부의 검찰이 막강한 권력을 제대로 사용했다면 게이트가 미연에 예방됐을 거라 믿고 있다”며 전 정권의 검찰에 대해 질타하고 나선 바 있다.

● '공항철도' 공기업으로 착각했다더니…특감 감찰반장이 준 문건엔 '민간기업' 명시

김 수사관은 지난 17일 청와대 특감반에서 근무할 당시(지난5월) 직속 상관인 이인걸 특감반장으로부터 민간 기업인 공항철도에 대한 ‘불법 사찰’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특감반장이 공항철도를 감찰 대상인 공기업으로 잘못알고 김 수사관에게 알아보라고 지시를 한 것“이라며 "공항철도의 이름과 업무성격 때문에 빚어진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10월 17일에 공항철도에 대한 정식 민원이 접수됐고, 특감반장이 이를 다른 감찰반원에게 알아보라고 확인을 시켰다. 그 감찰반원으로부터 '공항철도는 우리 감찰 대상이 아니다'라는 보고를 받았다"며 "민원 담당 행정관은 이를 대검찰청으로 이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수사관은 18일 "이 반장이 건넨 문건엔 공항철도가 민간 기업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돼 있다"고 반박했다. 김 수사관은 '공항철도 비리(생활적폐) 관련'이란 제목의 문건을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문건에는 공항공사에 대해 '국가 감독이 미치지 않는다', '민간이 건설 자본을 대고 소유권을 보유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따라 이 특감반장이 공항철도가 감찰 대상이 아닌 민간 기업이란 사실을 알고서도 특감반원들에게 동향 파악을 지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다시 "특감반장이 모든 첩보를 다 읽어보지는 않는다"며 "문제가 있다면 지시받은 직원이 감찰을 안 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야권에선 “지시했던 것은 사실인데 감찰대상인지 몰랐다거나 보고를 안 읽어봤다고 하면 면책되느냐”, "규정을 어겨 지시한 상사는 잘못이 없다는 것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김 수사관은 민간기업 조사는 불법 사찰이기 때문에 당시 조사 지시를 거부했으나, 4~5개월 뒤 특감반의 다른 수사관에게 똑같은 공항철도에 대한 조사 지시가 또 내려와 "조사를 만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했으며, 청와대측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일방적 주장’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 ‘사람이 먼저다’, ‘평등·정의·공정·소통’부터 외쳤는데...민간사찰 의혹에 해명보다는 개인비리 선긋고 언론에 “급 맞지 않아...나한테 묻지말라”, “미꾸라지”라는 靑

논란이 불거지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민정수석실 특감반 출신 김태우 검찰 수사관을 향해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흐리고 있다"고 했다. 불순물이라는 표현도 자주 등장한다. 윤영찬 수석은 “불순물은 가라앉을 것이고 진실은 명료해질 것”이라고 했고, 김의겸 대변인 또한 “김 수사관 첩보엔 불순물이 끼어있다”고 말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청와대측은 격앙된 반응을 이어가기도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문재인 정부는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을 단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인 사찰'이라고 하면 과거 정부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라고 전제하며 전 정권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대변인은 19일에는 “왜 6급 수사관에 대해 대변인을 비롯해 민정수석, 국민소통수석까지 나서 스스로 급이 맞지 않는 대치 전선을 만드는지 모르겠다”는 청와대 관계자 발언을 전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나 윤영찬 소통수석이 아닌 “박형철 반부배비서관에게 개별적으로 취재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저한테만 ‘급이 맞지 않는다’고 나무라지 마시고, 언론인 여러분들 다같이 이제 더 이상 급이 맞지 않는 일 하지 말아달라”고도 말했다. 사실상 논란에 대해 ‘급(級)이 안 맞는다’며 축소시키는 한편 해명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청와대측이 해명에서 활용한 ‘미꾸라지’, ‘급’이나 ‘유전자’ 표현 등에 대해 공분어린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출범 전후로 ‘사람이 먼저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소통이나 국민, ‘평등·정의·공정’ 등을 강조해온 발언과 모순된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도하는데 급(계급)이 중요한가”라고 되물었고, “진실에 급수가 뭐가 필요하냐”, “6급 이하는 말할 자격이 없다는 건가?”, “청와대는 신분 따지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와같은 비판은 공감 6천여개를 받으며 댓글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고영태는 급이 맞아서 영웅취급했었나”라며 ‘탄핵 정변’ 당시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행범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이란 9급에라도 귀기울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좌파는 말로는 낮은 자 대변하는 척하나 금방 그 귀족의식 들통난다. 미꾸라지, 6급...이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다. 전국추어탕업계와 전국공무원노조는 이에 가만있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검 감찰본부에서 고강도 조사를 받은 김태우 검찰 수사관(전 청와대 특감반원)은 2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난 변절자가 아니다. 오히려 청와대가 불법 증거(※휴대폰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과기정통부 응시건, 골프 건 조사)까지 사용해 가면서 내 인격을 말살했다”며 “‘사람이 먼저’라는 슬로건으로 출범했지만 약자인 내게는 너무 가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靑 “김태우 첩보 목록, 지시 없이 본인이 만든 것”...金 “지시없이 왜 하나?”

청와대는 앞서 김 수사관이 작성한 문건에 대해 ‘특감반 초기에 전 정권에서 해오던 민간인 정보수집 관행을 못 버리고 작성한 것’이라거나 ‘업무 외 첩보에 대해 반복되지 않도록 엄중경고했다’며 전 정권 관행이라고 겨냥하는 한편 개인 활동으로 선을 그었다. 또한 김 수사관의 폭로 문건에 대해 ‘지시없이 생산한 문건’이라거나 ‘윗선 보고 안되는 불순물’이라고 강조했다.

19일 김 수사관의 직속상관이었던 박형철 반(反)부패비서관은 김 수사관이 자유한국당에 제보한 첩보 목록은 본인만 가지고 있던 개인 문건을 포함하고 있으며, 직무와 무관한 것은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폐기했다는 취지의 해명 기자회견을 했다. '특감반 첩보목록'과 관련해 "상부지시 없이 생산된 문건"이라며 논란을 일축한 것이다.
 

박형철 비서관


그는 "특감반원은 어떤 지시를 받고 첩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제를 정해서 자신의 역량으로 첩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무런 지시 없이 문건을 생산한다"며 "특감반장이나 데스크 차원에서 폐기된 문건도 있고, 자신이 혼자 정리해놓은 문건도 있어 해당 문건이 모두 보고된 것으로 전제하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논란이 제기된 10건 중 3건은 조국 민정수석에게까지 보고됐고, 3건을 포함한 4건은 본인까지, 4건은 이인걸 특감반장에 보고됐다. 2건은 보고가 안 됐다"고 했다. 이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무 지시 없이 자신이 생산한 문건"이라며 "사찰 소지가 있는 문건은 특감반장 선에서 폐기됐다"고 했다.

그러나 김태우 수사관은 다음날인 20일 "내 첩보 보고서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민간인 첩보 문건 작성 계기’에 대해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왜 썼겠나. 다 윗선의 허락이나 선(先) 보고 후에 쓴 것이다. 일부는 먼저 알아보고라고 지시가 내려온 것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 관련 첩보’에 대해 청와대가 "언론 사찰 소지 있으니 작성하지 말라"고 했다는 해명에 대해서는 "그것도 거짓말이다. 한번도 그런 적 없다. 그렇게 혼났으면 15개월간 청와대에서 비슷한 첩보를 계속 올릴 수 있었겠나"라고 반박했다.

김 수사관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첩보 범위에 벗어난 동향 파악은 청와대에서 나만 한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또한 김 수사관은 21일에도 ‘‘진보 교수 전○○ 사감으로 VIP 비난’ 이란 첩보 문건은 민간인 사찰 아니냐‘는 질문에 “해당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너무 막 했다. 언론에도 얘기하고, 포럼이나 회의에서도 비난을 했다”며 “청와대를 비난하는 인사에 대한 동향 첩보가 있으면 위에서 좋아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첩보 보고서에 대해 청와대측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 前정부 청와대 문건 낱낱이 공개하며 ‘국민 알권리’라더니...이번엔 ‘기밀누설’로 수사 시작

청와대는 지난 19일 김 수사관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0일 해당 사건을 수원 지검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전 정권의 내부 문서 거침없이 공개한 이른바 ‘캐비닛 문건’ 사건 때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 7월 14일 박근혜 정부 대통령민정수석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지원 방안 검토’ 메모 등 300건가량의 문건을 발견했다고 언론에 공개했다. 이후에도 정무수석실에서 작성한 대통령비서실장 주재 회의 문건 등 1361건과 국정상황실 문건 504건을 찾아낸 사실을 추가로 공개했다. 또한 폐기된 문건을 제시하며 '쿠데타 기도'라며 대대적 수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에도 전 정권의 ‘캐비닛 문건’ 공개가 박 전 대통령 등 전 정권 인사들의 재판에 영향을 주려고 무리하게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공무상 비밀 누설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반박했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전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사안들의 개요 공개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당) 자료는 전 정부에서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전 정부의 '십상시 문건' 파문이 불거졌을 때 "문건에 근거한 언론의 의혹 제기를 비난하고 화내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에게 죄송스러워하고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과연 전 특감반원이 폭로한 내용이 전 정부 것이었다면 당장에 국기 문란이라는 지적이 나왔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언론인은 사설을 통해 “이 정부 유전자에 '사찰'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으나 '내로남불'이 들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5일 김 수사관에 대해 "허위 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의 법적 책임은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했으나 청와대가 낸 고발장에는 명예훼손 혐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사건을 김 수사관 개인 비리로 축소하려는 청와대 내심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명예훼손 혐의를 수사하게 되면 청와대측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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