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左). 윤영찬 국민소통수석(右). (사진=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左). 윤영찬 국민소통수석(右). (사진=연합뉴스)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의 전방위적 민간인 사찰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코너에 몰린 청와대 관계자들은 잇달아 황당한 발언을 쏟아내 국민의 공분(公憤)을 더 키웠다. 해병대 예비역들이 남북(南北) 군사합의를 비판하면서 밝힌 내용도 촌철살인의 표현으로 눈길을 끌었다.

#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옛 홍보수석비서관)은 지난 15일 청와대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면서 "허위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의 법적 책임은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우 수사관을 '미꾸라지'로 지칭한 것이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미꾸라지 운운하는 청와대의 해명이 바로 미꾸라지 빠져나가는 듯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 조차 김 수사관에 대한 미꾸라지 몰이 자체가 과도한 대응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김 수사관을 '악질'로 몰아갈수록 그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조국 민정수석의 책임만 무거워질 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선일보도 사설을 통해 윤 수석의 '미꾸라지' 운운 발언을 강력히 비판했다. 

# "김 수사관의 보고는 3~4단계 경로를 거치기 전의 거친 형태의 첩보로 그 안에는 '불순물'이 끼어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를 반박하며 "전직 총리의 아들, 민간은행은 함께 들어온 묻어들어온 불순물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김 수사관이 올린 첩보에는 들어있을 수 있으나 이 내용이 업무영역인지, 중요한지, 신빙성이 있는지를 따져 이 내용은 폐기처분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일각에서는 김 대변인의 불순물 발언을 반박하며 김 수사관이 보고한 첩보 가운데 일부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었고, 청와대도 해명하며 이 부분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불순물이 보호할 가치가 있는 비밀인 것이냐'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에도 김태우 '첩보 보고서'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을 단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김 대변인은 또 문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보 수집 업무를 금지시켰음을 상시시키며 "이런 정부가 10명도 안 되는 특감반원을 데리고 민간인 사찰을 하는 것이 납득이 가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김 대변인의 유전자 발언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도대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데 유전자까지 들먹이며 문재인 정부를 성인과 천사의 신분으로 등극시키나, 잡음이 있고 혼란이 있으면 그것을 조사하고 해결할 일이지, 유전자의 무결점을 강변하고 있다. 시건방진 막말"이라고 힐난했다.

# "언론이 6급에 휘둘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에는 김태우 수사관을 언급하며 "'왜 6급 수사관에 대해 다들 나서서 스스로 급이 맞지 않는 대치전선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언론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언론들이 김 수사관의 말에 휘둘려왔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사흘 연속이었다. 김 대변인은 또 "저한테만 급이 맞지 않는다고 하지 마시고, 언론인 여러분들이 다같이 이제 더 이상 급이 맞지 않는 일을 하지 맙시다"라고 언론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이를 두고 바른미래당은 논평을 통해 "김 대변인은 지금이라도 냉정과 품위를 지키는 청와대의 대변인이 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 김행범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제대로 시험치면 7급 공무원 합격도 의심스런 자들이 6급 공무원을 비하하나"라며 "너희들은 청와대 문 밖으로 나와 9급 시험 쳐봐라. 바닥이 드러나게"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교수는 또 "미꾸라지와 6급의 절반만큼만 해봐라. 1,2,3급 귀족좌파들아"라고 통렬히 비판했다. 김 교수의 페이스북 글은 펜앤드마이크에 보도된 뒤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적(敵)에게 벌벌 기는 개가 되라고 해 일어났다."

이용선 청룡회 회장은 18일 동작구 해병대 전우전국총연맹 회의실에서 개최된 '해병대 전진구 사령관 지지 성명 기자회견'에서 '안보 붕괴'를 초래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민에게는 양이 되고 적에게는 사자가 되라’는 초대 해병대 사령관 신현준 중장의 말씀이 있다. 그런데 우리의 현재 사태는 적(敵)에게는 사자가 되는 게 아니고, 양도 아니고, 벌벌 기는 개가 되라고 한다. 그래서 저희 해병장교단이 일어났다”고 외쳤다. 이날 이용선 회장 외에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윤용 윤봉길식량지키기연합회 상임대표 등이 문재인 정부를 강력 성토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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