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기금 투자, 수익성보다 여성임원 중시?…노인·장애인도 임원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여가부, 여성임원 비율 목표제도 추진…내년 10월 민간기업 여성임원 현황 공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사진 오른쪽)과 문재인 대통령(사진 왼쪽). 사진은 지난 2016년 4월 3일,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강동구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당대표)이 찬조연설하는 장면이다.(연합뉴스 제공)

여성가족부가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기금을 여성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들은 여성가족부가 민간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것과 노인, 장애인 등 챙겨야 할 사회적 약자 중에 여성만을 챙기는 행태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20일 여성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에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기금을 집중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여성가족부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민간기업들이 여성임원 비율을 높이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민간기업이 여성임원을 일정비율로 유지하도록 종용하는 '여성임원 비율 목표제'를 정부 차원에서 도입하겠다는 여성가족부는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기금을 투자하는 기준에 '여성대표성 항목'을 반영하도록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에게 여성가족부가 전달한 업무보고에는 '민간기업의 여성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여성 고위관리직 목표제'를 도입하고, 대규모 공적기금 투자기준에 여성대표성 항목을 반영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발굴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있다.

민간기업의 이행력 제고를 위해 여성가족부는 기업들의 여성임원 비율을 조사해 내년 10월 발표하고 임원(고위관리직)이 될 수 있는 후보 여성군을 양성하는 것도 정책적으로 도입한다. 또 여성가족부는 여성임원이 기업 경영성과 등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실증사례를 조사해 발표한다.

21일 페이스북에는 여성임원 비율을 반영해 민간기업에 투입되는 공적연기금을 결정해야 한다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의 업무보고 내용을 두고 비판 의견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김태호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는 민간기업 여성임원 비율을 늘린다는 여성가족부의 정책은 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개인들이 돈을 투자한 민간기업의 의사결정을 무슨 수로 막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또 "초등학교 교사 여성비율이 너무 극단적이던데 남성비율 높여 주시나요"라며 "여성가족부니 남성비율은 신경 안쓰려나"라고 비판했다.

또 김윾머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는 "왜 하필 여성임원 비율만 이야기하나, 아동, 노인, 청소년, 성소수자, 장애인도 임원 시켜줘야지"라고 여성가족부의 행태를 꼬집었다. '페미니즘은 여혐입니다'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는 수익성을 신경쓰지 않고 여성임원 비율이 높은 곳에 공적연기금을 투자하겠다는 것은 올바른 결정으로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공적연기금 전문가들은 여성임원 비율과 연금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입증되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가족부의 정책이 자산 운용의 폭을 좁히는 규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된 공적연기금의 절반 정도는 외부 자산운용사에 맡겨 운용하고 있는데 이들 공적연기금 수익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사들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신축성 확보가 중요한데 이것저것 다 빼라고 하면 그만큼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경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공적연기금을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평가하는 지표에는 기업의 장기 가치 제고에 좋은 영향을 주는 요소가 들어가야 하는데 여성임원 비율이 기업의 가치 제고에 장기적으로 도움을 주는지 실증적인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 남성 지지율이 전 연령대와 성별을 통틀어 가장 낮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17일 YTN 의뢰로 12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2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20대 남성 평가 부분은 긍정평가가 29.4%, 부정 평가는 64.1%였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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