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한 당국자 남북군사합의 문제점 지적 보도 '가짜뉴스'로 규정
군사합의 비판한 기사 한 화면에 모아 편집한 뒤 한가운데에 'FAKE(가짜)'라고 빨간 낙인 찍어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軍의 이런 행태는 국토안보라는 본인의 임무 망각한 것"

국방부 청사. (사진=연합뉴스)
국방부 청사. (사진=연합뉴스)

국방부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모두 참석한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를 비판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한 언론 보도를 '가짜(FAKE)뉴스'로 규정하고, 이에 흔들리거나 휘둘리지 말 것을 강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20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9·19 군사합의에 대한 언론 보도의 분석 및 평가 브리핑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대북(對北) 군사협상에 관여하는 한 당국자는 사전에 준비한 프리젠테이션(PT) 자료를 대형 화면에 띄워놓고 군사합의와 관련된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대해 자신들이 생각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PT 내용 중 군사합의를 비판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들을 한 화면에 모자이크 형태로 모아서 편집한 뒤 한가운데에 'FAKE(가짜)'라고 쓰인 커다란 빨간 낙인을 찍은 장면도 포함됐다.

당국자가 지적한 기사는 9·19 남북 군사합의 발표 후 국회 국방위원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적한 'NLL 포기했다'(9월 21일), 합참 작전본부장을 지낸 신원식 전 합참차장 인터뷰 기사인 '군사합의 항복문서 수준'(9월 21일), 신 전 차장의 또 다른 인터뷰 기사인 '남북 군사합의는 신체포기 각서 쓴 꼴'(10월 2일) 등이었다.

이 당국자는 이런 '가짜뉴스'들이 9·19 군사합의 관련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혼란시키는 사례라고 주장하면서 이런 보도에 우리 군과 지휘관들이 휘둘리거나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20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우리 군의 이런 행태는 국토안보라는 본인의 임무를 망각하고 북한 김정은 눈치보기 정책, 북한 비위 맞추기 정책의 일환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부 의견과 맞지 않는다고 전문가 의견에 대해 가짜뉴스로 낙인 찍는 행태를 보여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정부와 국방부를 강력 비판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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